[정명의기자] "못난 주장을 만나서 선수들이 고생했다."
'주장'이라는 이름표는 생각보다 무거웠다. 올 시즌부터 한화 이글스의 주장을 맡은 김태균이 절실히 느낀 점이다.
김태균은 자신의 맹활약으로 팀의 기나긴 연패를 끊은 뒤에도 스스로를 '못난 주장'이라 칭하며 자책했다. 개막 13연패라는 악몽같은 시간들을 보내며 한화 선수들 가운데 가장 괴로웠을 이가 바로 김태균이다.
김태균은 16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김태균의 성적은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2득점. 한화는 0-4의 초반 열세를 극복하고 6-4로 역전승, 감격적인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승리의 중심에는 '주장' 김태균이 있었다. 2타점 2루타로 추격의 신호탄을 쏜 것도, 역전 투런홈런을 날려 팀에 승기를 안긴 것도 모두 김태균이었다.
경기 후 김태균은 "내가 못하는 것은 견딜 수 있는데 팀이 너무 안 좋다보니 스트레스가 심했다"며 "후배들이 주장을 잘못 만난 것 같아 미안했다. 선수들이 원하는 것, 부족한 것을 주장이 채워주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이어 김태균은 "팀이 이렇게 되다보니 선수들이 못난 주장을 만난 것 같아 마음이 되게 안 좋았다"며 "우승은 일본에서만 해봤지만, 우승보다 오늘 1승이 더 감격스럽다. 1승이 이렇게 힘든가 싶다"고 감격적인 시즌 첫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날 승리가 의미 있는 것은 김태균의 시즌 첫 홈런이 결승타로 기록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한화는 팀 홈런 수가 1개에 머물고 있었다. 김태균, 김태완, 최진행 등 중심타자들이 큰 것 한 방을 쳐주지 못하며 더욱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쳐줘야 할 선수가 쳤고, 그 홈런을 원동력으로 팀이 첫 승을 올렸다. 주장 김태균으로서는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홈런포였다.
조이뉴스24 대전=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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