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4월과는 전혀 다른 5월이다.
무시무시한 타격을 선보이던 이대호(31, 오릭스)가 5월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타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무거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대호는 지난 6일 라쿠텐과의 원정경기에 오릭스의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의 무안타 침묵을 깨며 안타 하나를 신고했지만 수비에서는 결정적 실책을 범하며 팀의 3-10 패배에 원흉이 됐다.
문제의 장면은 3-3으로 팽팽히 맞서던 8회말 수비에서 나왔다. 1사 만루 상황에서 긴지가 1루 쪽으로 높게 바운드되는 타구를 날렸고 이대호는 점프해 공을 잡으려다 떨어뜨렸다.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4-3의 리드를 잡은 라쿠텐은 기세를 이어가 8회에만 대거 7득점을 올리며 결국 10-3 역전승을 거뒀다. 이대호의 실책이 결승점, 그리고 대량실점으로 이어진 셈이다.
일본 스포츠닛폰에 따르면 이대호는 "홈으로 던지려고 했다"며 "아웃카운트를 하나라도 늘렸다면 1실점으로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책임감을 느낀다"고 수비 실책을 자책했다. 홈 승부를 통해 점수를 내주지 않으려 했지만 서두르다보니 오히려 최악의 결과가 벌어진 것이다.
팀의 연패가 길어지는 것과 함께 최근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도 이대호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이대호는 5월 들어 치른 6경기에서 22타수 3안타(타율 0.136)를 기록 중이다. 4할을 넘보던 시즌 타율도 3할4푼5리까지 내려앉았다. 4월까지 타율 3할9푼2리를 기록하고 있던 것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삼진 수도 늘어났다. 4월까지 25경기에서 10개밖에 당하지 않았던 삼진을 5월 6경기에서 벌써 7개나 당했다. 7개 중 6개가 헛스윙 삼진. 나쁜 공에 배트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유의 선구안이 무너지면서 타격감이 무뎌진 모습이다.
주포 이대호가 부진하자 오릭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5월 들어 치른 6경기에서 모조리 패하며 6연패에 빠진 것. 5연패의 사슬을 끊은 뒤 곧바로 다시 연패모드에 돌입한 오릭스는 11승20패로 퍼시픽리그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이대호에게는 어려모로 잔인한 5월의 시작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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