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가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역전극을 펼치며 탈꼴찌에 성공했다. 함께 최하위 후보로 꼽히고 있는 NC를 상대로 확실한 우위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승리였다.
한화는 7일 NC와의 경기에서 3-4로 뒤지던 9회초 대거 5점을 뽑아내며 8-4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화는 올 시즌 NC와 치른 4경기를 모두 쓸어담는 결과를 남겼다. 올 시즌 한화가 상대전적에서 앞서는 팀은 NC가 유일하다.
반대로 NC는 올 시즌 한화를 상대로 가장 나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두산과 롯데에게도 3패로 밀리고 있지만 4연패를 당한 상대는 한화가 처음이다. 하지만 한화에게 4연패를 기록 중인 NC에게도 자신있는 상대가 있으니 바로 LG다.
NC는 LG를 상대로 4연승을 기록 중이다. 첫 두 경기에서는 모두 패했지만 이후 4경기에서 모조리 승리했다. NC는 LG를 상대로 창단 첫 3연전 스윕, 창단 첫 3연승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NC에게는 LG가 8개 구단 중 가장 만만한 상대다.
NC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LG도 한화를 상대로는 3연승을 거두며 손쉬운 경기를 펼쳤다. LG와 한화, NC가 서로 물고 물리는 묘한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 전력, 분위기 등 기본적인 예측 요소를 무시하며 천적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먼저 LG는 NC에게 창단 첫 승을 헌납한 뒤 약점을 잡혀버렸다. 첫 2경기에서 2연승을 거두며 NC를 개막 7연패의 늪으로 몰아넣을 때까지만 해도 LG가 NC에게 쉽게 패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NC는 4월11일 LG를 상대로 이재학의 역투를 앞세워 4-1로 승리를 거뒀다.
NC가 3연전을 스윕하기 전도 마찬가지였다. LG는 롯데와의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끝낸데다 선발 원투펀치 리즈와 주키치까지 투입하며 NC를 상대로 상승세를 이어갈 심산이었다. 반대로 NC는 9연패의 늪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NC의 3연승으로 나타났다. 첫 승의 상대였다는 자신감이 연승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NC가 한화에게 3연패를 당한 것도 의외의 결과였다. NC는 LG를 상대로 창단 첫 승을 거둔데 이어 SK와의 3연전을 2승1패로 마치며 기세등등한 상태였다. 반대로 한화는 최악의 개막 13연패를 이어가고 있었다. 누가 봐도 NC의 분위기가 우위에 있었지만 결과는 '몰빵야구'를 펼친 한화의 3연승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NC는 LG와의 3연전을 쓸어담고 나흘간의 꿀맛같은 휴식을 취한 뒤 한화를 맞았다. 지난달 3연패를 설욕하겠다고 다짐한 NC 선수들의 사기가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한화 선수들에게 NC는 무서운 팀이 아니었다. 패배 직전 역전승을 일궈낸 한화는 NC전 4연승을 달렸다.
이렇듯 예측불허의 먹이사슬이 나타나는 이유는 야구라는 스포츠가 정신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던 기억은 다음 경기에도 영향을 미쳐 정상적인 기량을 펼칠 수 없게 한다. 때문에 한 번 형성된 천적관계를 빨리 청산하지 못하면 해당 시즌은 물론이고 다음 시즌까지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다.
공교롭게 LG는 NC를 상대로 3연패를 당한 뒤 침체기에 빠졌다. NC 역시 지난달 한화를 상대로 3연패를 당한 것이 9연패까지 이어졌다. NC의 9연패를 끊어준 상대가 LG라는 것이 이들 세 팀의 묘한 먹이사슬을 단적으로 설명해준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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