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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3.71→4.12'…화끈하게 얻어맞은 두산 마운드


NC, 한 경기 최다안타-최다득점 구단 신기록

[김형태기자] 두산 마운드가 화끈하게 무너졌다. 워낙 초반부터 두들겨 맞은 터라 오히려 충격이 덜할 수도 있을 정도였다. 두산은 12일 잠실 NC전에서 5-17로 완패했다.

NC는 이날 두산 투수들을 인정사정 없이 몰아붙였다. 한 경기 최다안타(19개), 한 이닝 최다득점(7점), 한 경기 최다득점(17점) 구단 신기록을 한꺼번에 세웠다. 아울러 LG, SK, 한화에 이어 두산마저 잡으면서 선배 격인 8개 구단 중 절반의 구단에게서 승리를 거두는 기쁨도 누렸다.

NC 타자들이 잘 치기도 했지만 두산 투수들이 허망하게 무너진 측면도 없지 않았다. 이날 선발로 나선 '스윙맨' 김상현을 비롯해, 좌완 정대현 두 명만 무려 14피안타 16실점을 합작했다.

올 시즌 두산의 5선발로 출발한 뒤 불펜과 선발을 오가면서 고군분투한 김상현은 이날 컨디션 난조를 보인 듯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2회까지 NC 타선을 무실점으로 봉쇄해 순항하는 듯했던 그는 3회 들어 갑자기 무너졌다. 1사 1,2루서 박정준, 나성범에게 연속 적시타를 허용하더니 이호준에게 좌월 3점홈런까지 맞아 순식간에 5실점했다.

두산 벤치는 모창민이 중견수 플라이에 그치자 좌완 정대현을 급히 투입했지만 불붙은 NC 타자들의 방망이는 더욱 활활 타올랐다. 정대현은 3회를 추가 실점 없이 막았지만 4회 들어 한꺼번에 7점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선두 노진혁을 유격수 땅볼로 잘 처리한 뒤 이태원을 볼넷으로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후속 김종호에게 우측 2루타, 박정준과 나성범, 이호준에게 연속 중전안타를 허용하더니 모창민에겐 우측 2루타, 조영훈에겐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3루타를 얻어맞았다. 이태원부터 조영훈까지 출루한 7타자가 내리 홈을 밟았다. 4회가 끝나자 스코어는 0-12.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정대현은 5회에도 등판했지만 김종호를 중전안타, 박정준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나성범과 이호준에게 연속 적시타를 내주고 강판됐다. 바뀐 투수 윤명준이 2사 2,3루에서 조영훈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정대현의 실점은 11까지 불어났다.

이날 경기 전까지 두산 투수진은 불펜의 난조에도 불구하고 수준급 성적을 올리고 있었다. 실점(132점) 3위에 평균자책점(3.71) 2위로 탄탄한 마운드 높이를 자랑했다. 그러나 이날 대량실점으로 불과 하루 만에 실점은 149점, 평균자책점은 4.12까지 높아졌다.

설상가상 이날은 타선마저 전반적으로 침묵하면서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0-17로 패색이 짙던 8회말 민병현의 2타점 적시타, 9회 최주환의 우월 3점홈런으로 막판 끈기를 보여줬지만 초반에 갈린 승부의 물줄기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경기 전 "우리 팀은 탄탄한 백업진이 강점이지만 들쭉날쭉한 불펜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5회가 끝나기도 전에 승부는 갈렸다. 초반부터 마운드가 무너지는 데에야 코칭스태프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김 감독은 경기 뒤 "화요일부터 다시 전력을 다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화끈한 패배로 오히려 더 눈길을 끈 두산이었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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