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배우 조재현이 영화 '콘돌은 날아간다' 촬영 중 자신의 의견이 반영된 사례를 이야기하며 김기덕 감독을 언급했다.
15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영화 '콘돌은 날아간다'의 언론·배급 시사 및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주연 배우 조재현과 배정화, 전수일 감독이 참석했다. 조재현은 극 중 동생을 잃고 슬픔에 빠진 여인과 정사를 갖는 박신부를 연기했다. 영화의 후반부, 박신부는 친구 신부가 살고 있는 페루를 찾아가 긴 여정을 통해 자아를 성찰한다.
이날 조재현은 "페루를 가 보니 1970년대 초반 한국의 골목 같은 곳이 많았다"며 "사람들의 정서는 우리 생각 이상으로 순박했다"고 촬영 소감을 알렸다. 이어 "페루 촬영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여기며 일정을 잡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시간이 남았는데 감독이 더 안 찍으려 하더라. 그래서 '노느니 이라도 잡겠다'고 빨리 찍자고 했다"고 돌이켜 웃음을 안겼다.
극 중 박신부가 페루의 노란 꽃밭을 지나 친구가 거주하는 성당을 찾아가는 장면은 강렬하게 스크린을 장식했다. 조재현은 "감독에게 꽃밭을 지나는 장면을 찍자고 했다"며 "그게 없었으면 어쩔 뻔 했냐. 심심하게 성당으로 도착할 뻔하지 않았냐"고 말해 다시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조재현은 웃으며 "한편에서는 김기덕 감독을 제가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재현은 초기작을 포함해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꾸준히 출연해 온 배우로 '김기덕의 페르소나'라 불리기도 했다.
지난 1997년 전수일 감독의 데뷔작 '내 안에 우는 바람' 이후 10여 년 만에 재회한 전 감독에 대해 조재현은 "데뷔작 때는 노개런티였고 차비도 제가 냈다"며 "이번엔 역시 개런티는 없었지만 비행기표는 해 줬다"고 웃으며 회고했다. 이어 "당시엔 데뷔작이다 보니 너무 세심하게 모든 장면에 대해 집중했는데 이제 벌써 9번째 작품이어서인지 능숙하게 어느 부분에서 힘을 주고 뺄지 알더라. 전혀 다른 감독을 만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콘돌은 날아간다'는 성당 안팎에서 가까이 지내던 소녀의 죽음에 연루된 한 사제의 이야기다. 예상치 못한 정신적, 육체적 시련과 시험을 거쳐야 하는 사제를 통해 욕망과 성찰에 대해 그린다. 지난 2012년 부산국제영화에서 첫 공개됐다. 전라 노출을 마다하지 않은 주연 배우 조재현과 배정화의 연기가 화제를 모았다. 오는 30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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