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전북 현대는 지난 시즌 일본 J리그 가시와 레이솔을 만나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2012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 전북은 가시와와 한 조가 됐고 홈, 원정 2경기 모두 패배했다.
가시와 원정에서는 전북이 1-5의 대패를 당하며 자존심을 잔뜩 구겼다. 전북은 홈경기에서 만회하려 했지만 끝내 가시와를 넘지 못하고 0-2로 또 무릎을 꿇었다. 가시와에 2번 모두 패한 전북은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 그야말로 가시와는 전북의 천적과도 같았다.
운명의 장난인가.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전북은 가시와와 다시 만나게 됐다. 조별리그를 통과한 전북과 가시와는 16강 상대로 만났다. 전북은 내심 쾌재를 불렀다. 지난 시즌 굴욕을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가시와에 설욕해 지난해 시달렸던 가시와의 악몽을 떨쳐내겠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기대감을 안고 전북은 15일 홈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가시와를 불러들여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경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가시와의 악몽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다. 그것도 경기 시작 '2분' 만에 가시와의 악몽이 다시 시작됐다. 전북은 전반 2분 만에 황당한 실점을 허용했다. 전북이 가졌던 의지도 의욕도, 그리고 설욕을 향한 투지도 차갑게 식어버리게 만드는 이른 실점이었다.
수비의 실책이 컸다. 아크 왼쪽에서 전북의 전광환은 충분히 걷어낼 수 있는 공인데도 집중력을 잃어 상대 와그너에게 뺏겼고, 와그너는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 크로스를 쿠도가 달려들어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전북은 만회를 위한 파상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가시와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전북의 박희도는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잡는 등 결정적 기회를 가졌지만 골로 성공시키지 못했다.
오히려 전북은 후반 29분 가시와의 마스시마에 두 번째 골을 내줬다. 가시마의 악몽이 다시 전북을 짓누르게 하는 추가골이었다.
전북은 홈에서 가시와에 0-2로 패배했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지만 패배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과 똑같이 홈에서 0-2로 졌다. 전북은 땅을 쳤다. 전북은 분통을 터뜨려야 했다. 가시와 악몽을 떨쳐버리지 못했기에 그 분통함은 더욱 컸다.
하지만 전북은 아직 설욕의 기회가 남아 있다. 오는 22일 열리는 2차전 가시와 원정에서 빚을 되갚아주면 된다. 전북이 대승을 거둬 가시와 악몽을 떨쳐버림과 동시에 8강행을 이룰 수 있는, 가시와 원정이 남아 있다는 데 희망을 걸어야 한다.
조이뉴스24 전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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