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지난해 4월엔 강정호, 5월엔 박병호가 날았지요. 올해는 그런 게 없습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지난 21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이런 말을 했다. 지난 시즌 초반 '미쳐주는' 선수들이 있었지만 올해는 라인업의 선수 대부분이 골고루 활약해주고 있는 점이 차이점이라는 설명이었다.
염 감독의 말은 반만 맞았다. 4월 한 달 주춤했던 지난해 MVP 박병호는 5월 들어 무서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4할2푼1리 5홈런 20타점을 이 달에만 기록했다. 박병호에 비해 다소 소강상태였던 강정호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두산과의 최근 2경기에서 맹타를 터뜨리며 프로야구 최고의 공격형 유격수라는 명성을 되찾고 있다.
강정호는 이날 경기 전 다른 의미에서 화제가 됐다. 전날 8점차로 앞선 5회초 2루에서 3루 도루를 감행하다 두산 윤명준의 빈볼로 인한 벤치 클리어링사태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염 감독이 "당시 도루는 내가 지시한 것"이라고 진화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빈볼 시비에 가려졌지만 강정호는 당시 경기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 중 하나였다. 1회초 선제 우월 3점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6타점으로 개인 한 경기 최다타점 기록을 경신했다.
그리고 이날도 그의 달아오른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2회초 선두로 나서 2루수 옆 내야안타로 살아나간 뒤 4회에도 역시 선두타자로 등장, 이번에도 2루수 옆 내야안타를 쳐냈다. 그리고 넥센이 2-1로 박빙의 리드를 하던 6회 무사 1,2루에선 깨끗한 좌전적시타로 팀이 도망가는 귀중한 1타점을 올렸다. 1루를 밟은 강정호는 이성열의 희생번트로 2루에 나간 뒤 오윤의 중전안타 때 득점까지 했다. 7회 마지막 타석에선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날 4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한 강정호는 4경기 연속 안타를 쳐냈다. 이 기간 중 성적은 16타수 9안타 2홈런 7타점이다. 넥센은 이 4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강정호가 살아나면서 그렇지 않아도 잘 나가는 넥센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강정호는 "페이스가 완전히 올라온 것 같다. 지난 16일 목동 한화전 4호 홈런 이후 조급함이 없어졌다. 마음에 여유를 갖고 한 타석 한 타석 집중하다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앞으로 이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관건인 것 같다. 내일도 어제 오늘처럼 좋은 활약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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