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신인왕 경쟁이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수적으로는 물론 질적으로도 풍성한 경쟁이다.
올 시즌 신인왕은 NC 선수들 가운데 나올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신생팀에 대한 지원책으로 최근 2년간 유망 신인들을 NC가 싹쓸이했기 때문이다.
그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NC에서는 이재학, 이태양, 이민호, 나성범, 노진혁, 권희동 등 신인왕 자격을 갖춘 선수들이 주전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이재학과 이태양은 선발진을 든든히 지키고 있고, 이민호는 마무리로 활약 중이다. 나성범과 권희동은 중심타선에 배치돼 있다. 노진혁은 내야의 핵인 주전 유격수다.
그 중 유력한 후보는 이재학, 이태양, 나성범으로 압축된다. 3일 현재 이재학은 4승1패 평균자책점 2.85의 성적으로 사실상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태양 역시 4승4패 평균자책점 3.86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두 선수는 나란히 팀 내 최다승을 올리고 있다.
나성범은 오른손 수술로 인해 시즌 1군 합류가 늦었음에도 이호준에 이어 팀 내 홈런과 타점 2위다. 나성범의 성적은 타율 2할9푼 3홈런 22타점. 나성범이 3번타자로 합류하면서부터 NC의 공격력이 확연히 달라졌다.
그러나 NC의 집안싸움으로 흐를 것 같던 분위기에 최근 이상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타구단의 강력한 경쟁자들이 도전장을 던진 것. LG의 문선재, 두산의 유희관이 대표적이다. 두 선수는 현재까지 신인왕 후보에 손색없는 성적을 남기며 소속팀의 복덩이로 떠올랐다.
문선재는 시즌 개막전에 선발 1루수로 깜짝 출전하며 여러 사람을 놀라게 했던 선수다. 하지만 최근 문선재는 김기태 감독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문선재의 성적은 타율 3할1푼5리 1홈런 14타점. 빠른발을 이용해 도루도 5개나 성공시켰다. 1루는 물론,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수비에서도 활용폭이 크다. 지난 2일 광주 KIA전에서는 포수 마스크를 쓰며 연장 결승타까지 때려내 강한 인상을 남겼다.
130㎞대의 직구로 유명한 유희관은 위기의 두산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선발 투수로 보직이 변경돼 구멍이 뚫린 선발 로테이션을 메워내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3승1패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3.38이다. 불펜과 선발을 가리지 않고 등판하는 등 팀의 궂은 일을 도맡고 있다는 것도 유희관의 장점.
이 밖에 롯데 김대우, SK 한동민도 잠재적인 신인왕 후보다. 김대우는 타율 2할3푼7리 3홈런 22타점을 기록하며 롯데의 중심타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동민은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타율 2할8푼4리 6홈런 28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김대우는 낮은 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한동민은 부상에서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최근 이렇게 많은 수의 선수들이 신인왕 경쟁을 펼친 적은 없었다. 단순히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라 뛰어난 성적도 남기고 있어 더욱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몇 년간 많아야 두세 명이 경쟁을 펼쳤던 것과는 크게 달라진 풍경이다.
새얼굴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새로운 스타의 등장에 목말랐던 프로야구 팬들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각 팀의 주전으로 활약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는 신인왕 후보들이 올 시즌 프로야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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