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남은 두 경기의 목표는 최소 1승1무다. 물론 2승이면 더없이 좋다. 한 번이라도 패하면 본선행을 장담하기 어렵기에 사력을 다해야 한다.
한국 축구대표팀 최강희호의 상황이 딱하다.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6차전 레바논 원정에서 1-1로 비겼다. 3승2무1패, 승점 11점이 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조 1위에 올라 있다.
두 장의 본선 직행 티켓은 한국, 우즈베키스탄, 이란(10점)의 각축으로 압축됐다. 공교롭게도 한국은 우즈베키스탄(11일), 이란(18일)과 홈 2연전으로 본선 여부를 결정한다. 이들에 패해 3위로 밀리게 될 경우 B조 3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여기서 이기면 또 남미 5위와 일전을 가져 본선행을 노려야 하는 험난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승리를 위해서는 우선 분위기를 다잡는 것이 중요하다. 레바논전 무승부로 승점 1점을 확보했지만 이겨야 하는 경기를 이기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될 일도 안 된다.
이럴 때 산전수전 다 겪어본 선참급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표팀에는 김남일(36, 인천 유나이티드), 이동국(34, 전북 현대) 두 최고참과 주장 곽태휘(32, 알 샤밥) 등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있다.
레바논전에서 이들이 보여줬던 기량에 대한 아쉬움이 큰 것은 사실이다. 김남일은 중원 사령관으로 전반 초반 몇 차례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보여줬지만 이후 스피드가 떨어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동국은 전반 44분 결정적인 찬스에서 허공으로 슈팅하는 등 전체적으로 낙제점을 받았다. 수비를 지휘해야 하는 곽태휘 역시 초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하지만, 남은 2연전은 이야기가 다르다. 달라야 한다. 멋진 승리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성공시킨다면 대표팀에 대한 평가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이들 베테랑은 경기 출전 여부를 떠나서 대표팀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미 대표팀에서 은퇴한 박지성(퀸즈 파크 레인저스), 이영표(밴쿠버)를 찾아봤자 소용이 없다. 선배들이 스스로 나서 대표팀의 화합을 위해 희생을 해야한다.
남은 2연전 상대 우즈베키스탄과 이란은 그 어느 때보다 준비가 철저하다. 우즈베키스탄에는 세르베르 제파로프(성남 일화)를 비롯해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 삼성에어 뛰었던 티무르 카파제와 알렉산데르 게인리히 등 한국 축구를 잘 아는 선수들이 있다. 이란은 지난 홈 4차전에서 한국에 1-0 승리한 경험을 바탕으로 강하게 밀고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또, 이란은 카타르와 6차전에서 1-0으로 이겨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강력한 도전자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단합이 중요하다. 젊은 후배들이 선참들에게 편안하게 다가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의사소통을 활발히 해 팀 전술의 장, 단점을 스스럼 없이 이야기하며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이들 선참 세 명은 공격-미드필드-수비의 중심 축이다.
설령 최강희 감독이 승리에 필요한 전술을 위해 선발로 출전시키지 않더라도 이해해야 한다. 과거 대표팀 경험이 있는 모 축구인은 "노장이 벤치에 앉아 있으면 분위기가 정말 애매했다. 서로 눈치를 봤다"고 걱정하면서도 "선배가 후배들을 다독이고 자신을 희생하면 팀 분위기가 확실히 좋아지는 것이 있다"라고 어떻게 대표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좋은지 조언을 했다.
김호 전 축구대표팀 감독도 "월드컵 최종예선 연전은 흐름이 중요하다. 한 번 경기력이 떨어져도 분위기만 살아나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선참급 선수들이 팀을 잘 끌고 나가야 한다"라며 베테랑들의 역할론을 주문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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