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이긴 류제국 'LG 승리를 부르는 사나이'

[류한준기자] LG 트윈스 류제국이 국내 복귀 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승리투수까지 됐다.

류제국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 선발로 나와 7이닝 동안 5피안타 4실점(4자책점)했다. 삼진 6개를 잡아냈고 8회초 물러날 때 만들어놓은 무사 만루 위기를 불펜 투수들이 2점만 내주고 막아내며 리드를 지켜줘 귀중한 승리를 손에 넣었다.

류제국은 경기 초반부터 예리한 커브를 앞세워 롯데 타자들을 요리했다. 5회초 전준우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할 때가지 4이닝을 모두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투구수도 적절했다. 5회를 넘어선 커브 대신 체인지업을 승부구로 적절하게 사용했다.

운도 따랐다. 롯데 타자들이 친 타구는 잘 맞긴 했지만 대부분 야수 정면으로 갔다.

류제국이 이날 기록한 7이닝 투구는 개인 최다 기록. 그 전까지 그가 가장 오래 던진 경기는 지난 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으로 당시 6이닝을 소화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긴 했지만 류제국은 80구를 넘어서먀 눈에 띄게 구위가 떨어졌다. 8회초 연속안타를 허용하고 만루 위기에 몰린 것도 이 때문이었다. 류제국 강판 이후 류택현, 이동현, 정현욱 등 계투진의 도움과 2사 만루서 강민호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낸 박용택의 호수비 덕분에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초초해하던 류제국은 박용택의 호수비로 8회초 롯데의 공격이 종료되자 승리를 예감한 듯 덕아웃에서 두손을 번쩍 치켜 들었다.

류제국은 경기 후 "사실 오늘 경기를 앞두고 감기에 걸려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며 "그러나 동료들의 수비와 타격 덕분에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7회가 끝난 뒤 차명석 투수코치께서 '내려와도 된다'고 했지만 더 던지겠다고 얘기했었다"고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던 배경을 설명했다.

류제국은 "연승을 이어가서 기분이 좋고 승리투수가 된 것도 모두 동료들의 도움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