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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의 이동국 카드, '집념'인가 '집착'인가?


집념과 집착의 경계선에 선 이동국 선발 카드

[최용재기자] '執念(집념)'인가? '執着(집착)'인가?

오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차전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최강희 대표팀 감독이 이동국 선발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런 최 감독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이 있다.

지난 레바논과의 원정 6차전에서 이동국은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는 등 기대에 못미치는 플레이로 비난의 중심에 섰다. 축구계 안팎에서는 왜 유럽 무대를 점령해가고 있는 손흥민 카드를 활용하지 않느냐고 아우성이었다. 그러자 최 감독은 최근 대표팀 훈련에서 손흥민-김신욱 투톱 조합을 최전방에 내세우며 공격 전술의 변화를 예고했다.

그런데 9일 열린 오후 훈련에서 이동국은 다시 최전방 주전 공격수로 나섰다. 김신욱과 투톱을 이뤘다. 손흥민은 왼쪽 날개로 이동했고 이청용은 오른쪽 날개를 담당했다. 우즈베키스탄전을 이틀 앞두고 최 감독은 다시 이동국 카드를 '닥공(닥치고 공격)'의 최선봉에 내세운 것이다. 그러자 다시 논란이 일어났다.

◆이동국 선발 카드, 최 감독의 집념인가?

집념이라고 보는 시선은 이렇다. 집념이란 한 가지 일에 매달려 마음을 쏟음을 의미한다. 긍정적인 의미다. 확신을 가지고 추진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지킨다는 의미도 있다. 집념은 발전 가능성이 있는 자기주장이다.

이동국은 최 감독의 '페르소나'와 같은 존재다. 이동국은 최강희호 출범과 동시에 가장 강력한 공격 옵션이었다. 전북 현대 감독 시절부터 이동국을 가장 잘 알고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감독이 바로 최 감독이다. 그만큼 이동국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2월 쿠웨이트와의 3차 예선 최종전도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한국이 패한다면 최종예선에 올라가지 못할 상황이었다. 최 감독은 당시 이동국을 택했고 이동국은 최 감독의 믿음에 100% 보답했다. 이동국의 결승골로 한국은 2-0으로 승리, 최종예선에 오를 수 있었다. 당시 최 감독의 이동국 선택은 '찬사'를 받았다.

아무리 훌륭한 선수라도 감독과 궁합이 맞아야 한다. 감독과 맞지 않는다면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이동국이 최 감독과 가장 잘 맞는 선수임은 분명하다. 최 감독과 이동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이동국을 향한 확신, 이것이 바로 최 감독의 집념이다.

또 김신욱-손흥민 투톱은 경험 부족이라는 불안함을 안고 가야 한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선수라도 경험이 없다면 큰 국제경기에서 흔들릴 수 있다. 그동안 선발로 거의 나서지 못한 선수들이다. 게다가 한국의 월드컵 본선행 향방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그렇기에 경험이 필요하다. 이동국의 풍부한 경험, 그리고 우즈베크스탄전 4골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기록, 이동국을 향한 집념이 생기는 이유다.

◆이동국 선발 카드, 최 감독의 집착인가?

집착이라고 보는 시선은 이렇다. 집착이란 어떤 것에 마음이 쏠려 잊지 못하고 매달린다는 의미다. 부정적인 의미가 크다. 합리적이지 않고 옳지도 않은 혼자만의 생각을 고집하는 것이다. 다른 것, 다른 사람의 입장과 주장은 고려하지 않는다. 집착은 발전 가능성이 없는 자기주장이다.

최 감독이 다른 선수들의 재능을 보지 못하고 오로지 전북 시절 '애제자' 이동국만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다. 주변에서는 이동국이 아니라고 하는데 본인만 이동국이 맞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비춰진다. 이동국을 향한 애정이 지나치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렇기에 다른 좋은 공격수들에게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다. 가장 큰 '희생양'이 손흥민이라고 한다. 유럽에서도 인정받는 공격수를 한국 대표팀에 활용하지 않는 최 감독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동국 카드보다 손흥민 카드가 훨씬 매력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아무리 명장이라도 주변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동국 카드를 써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변화를 주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한다. 레바논전 이동국 카드는 실패작으로 끝나며 '비난'을 받았다. 그런데도 최 감독은 합리적인 방법을 선택하지 않으려 한다. 주변의 말에 귀를 닫은 듯하다. 이동국을 향한 집착처럼 보이는 이유다.

사실, 집념과 집착은 종이 한 장 차이다. 보는 사람의 시선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확한 경계선이 없다. 대표팀 선발과 출전 권한은 오직 최 감독에게 있다. 결과에 대한 책임 또한 최 감독이 진다. 그렇기에 최 감독의 선택이 집념이었는지 집착이었는지는 우즈베키스탄전 결과가 말해 줄 것이다. 또 이동국 카드를 꺼내들었는데 성공한다면 집념이고, 실패한다면 집착이다.

조이뉴스24 파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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