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손흥민(레버쿠젠 입단)은 끝내 폭발하지 않았다.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 이란전을 앞두고 손흥민을 향한 기대감이 컸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한 손흥민이 이번에야말로 폭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었다. 손흥민이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18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 이란전에 선발로 투입되며 지난 7차전 우즈베키스탄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전을 끝낸 후 레버쿠젠 이적을 확정지었다. 이적설에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 이란 전력의 핵심인 네쿠남을 향해 "피눈물 흘리게 해주겠다"고 말하며 이란전 설욕 의지도 강했다.
이날 손흥민은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했다. 그리고 후반 28분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번에도 침묵했다. 손흥민은 끝내 폭발하지 못했다.
한국 공격은 전체적으로 무뎠다. 패스는 날카롭지 않았고 슈팅은 벗어났다. 롱패스로 문전에 띄우거나 중거리 슈팅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이 반복됐다.
하지만 공격수에게 기회는 반드시 한 번은 온다. 손흥민에게도 그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20분 손흥민은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했다. 문전에서 이동국의 헤딩 패스가 손흥민 발 앞에 떨어졌다. 손흥민 앞에는 골키퍼만이 남아있었다. 손흥민은 쇄도하며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공은 빗맞아 땅을 크게 튀기며 골대 위로 벗어났다. 손흥민은 머리를 감싸쥐어야 했다.
손흥민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올릴 기회도 있었다. 전반 40분 중앙선 부근에서 손흥민이 환상적인 볼 컨트롤에 이어 쇄도해 들어가는 이명주에 패스를 찔러 넣었다. 이명주는 골키퍼 앞까지 드리블해 들어갔지만 슛 타이밍을 놓치며 상대 태클에 걸려 골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손흥민의 환상적인 패스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후반에도 손흥민은 최선을 다해 뛰었다. 위협적인 드리블로 이란 수비를 흔들었다. 하지만 그토록 바라던 골이 터지지 않았다. 손흥민은 후반 28분 김보경과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빠져 나갔다. 손흥민은 결국 이번 최종예선 3연전(레바논-우즈벡-이란)에서 한 골도 성공시키지 못하며 침묵했다. 기대했던 손흥민의 모습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14분 이란 레자 쿠차네자드에 선제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배했다. 한국은 이란에 지고 4승2무2패, 승점 14점에 머물렀지만 우즈베키스탄을 골득실차로 제치고 간신히 조 2위를 차지하며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조 1위는 승점 16점의 이란이 차지했다.
씁쓸한 본선 확정이었다. 그리고 씁쓸한 손흥민의 월드컵 예선 마지막 경기였다.
조이뉴스24 울산=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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