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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유희관 '느림의 미학'은 계속된다


롯데전 7이닝 무실점 역투, 상대 선발 옥스프링에 판정승

[류한준기자] "137km는 나와요." 두산 베어스 왼손투수 유희관은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얼굴엔 웃음기가 가득하다.

'느림의 미학'을 앞세운 유희관은 직구 최고구속이 135km 정도다. 프로야구에서 웬만한 투수들이 던지는 직구 속도와 견줘 10km 정도 차이가 난다. 그러나 유희관은 안정된 제구력과 타자의 좌우를 찌르는 코너워크를 앞세워 상대 타자들을 요리한다.

20일 잠실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도 유희관의 느린 투구는 통했다. 특히 직구와 50km이상 차이가 나는 슬로커브는 유희관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 잡았다. 그는 이날도 5회초 2사 조성환 타석에서 슬로커브를 던졌고 전광판에는 구속 76km가 찍혔다.

유희관은 롯데 타선을 상대로 7이닝 동안 5안타를 허용했지만 실점을 하나도 하지 않았다. 적절한 완급조절과 함께 집중타를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선발 맞대결을 펼친 롯데 크리스 옥스프링도 호투를 했다. 6.1이닝 동안 8피안타로 2실점했으나 자책점은 1점에 그쳤다. 그러나 유희관이 이날 만큼은 옥스프링보다 더 좋은 피칭 내용을 보였졌다.

옥스프링은 7회말 1사 3루 상황에서 두 번째 투수 이명우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내려갔다. 유희관은 7이닝을 다 소화했다. 두산 벤치는 8회초 롯데 공격에서 유희관을 빼고 대신 정재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두 선발투수는 이날 승패를 기록하진 못했다. 비교적 잘 던지고도 패전 위기에 몰렸던 옥스프링보다 유희관이 더 아까운 상황을 맞았다. 두산은 2-0으로 앞서고 있던 8회초 구원진이 두 점을 허용해 결국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유희관은 시즌 4승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그러나 이날 롯데전을 포함해 3경기 연속 7이닝을 던지며 두산 선발진의 한 축을 듬직하게 지키고 있다. 옥스프링도 타선이 뒤늦게 점수를 뽑는 덕분에 패전 위기에 벗어났고 연속경기 무패행진을 10경기로 늘렸다.

조이뉴스24 잠실=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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