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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축구 없는 U-20 대표, 패스로 완성도 극대화


패스 앞세운 일관된 스타일 구축, 강호 포르투갈과 2-2 비겨

[이성필기자] 형들이 보여주지 못한 패싱플레이를 아우들이 마음껏 그려내고 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25일 오전(한국시간) 터키 카이세리 카디르 하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포르투갈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골을 내주면 동점골로 균형을 잡는 상황이 반복됐다. 전반 2분 알라제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45분 류승우(중앙대)가 동점골을 넣어 전반을 1-1로 미쳤다. 후반 15분 브루마에게 다시 실점했지만 30분 김현(성남 일화)의 동점골로 승점 1점 획득에 성공했다.

포르투갈전은 여러모로 중요한 경기였다. 16강 진출을 위한 사실상의 고비가 된 경기였다. 포르투갈이 2011년 콜롬비아 대회 준우승팀이라 경기 전망이 밝은 편도 아니었다. 이광종 감독도 다른 경기와 달리 조심스럽게 풀어가겠다며 신중한 경기 운영을 예고하기도 했다.

전반 2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하며 한국의 어려움은 가중됐다. 이른 시간에 골을 내주며 주도권 싸움에서 밀렸고 포르투갈은 상승세를 앞세워 공격을 강화했다. 한국은 수비에 집중하느라 전반 30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슈팅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수비에 성공하면서 자신감이 붙었고 짧은 패스로 천천히 경기를 풀어갔다. 포르투갈의 전체 균형이 깨지면서 한국의 패싱플레이는 더욱 원활하게 이뤄졌다.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기는 했지만 포르투갈 수비와 미드필드 간격을 벌어지게 하는 효과를 냈다.

포르투갈 선발진의 절반은 아프리카 태생의 귀화, 이민자들이었다. 체격 조건에서 한국에 앞섰고 탄력도 좋았다. 제공권이나 공간 장악도 포르투갈이 우위였다. 전체적인 상황이 어려웠지만 한국은 패스로 차근차근 기회를 만들었다.

31분 류승우의 슈팅은 분위기 전환의 신호탄이었다. 중간에서 볼을 가로챈 강상우(경희대)가 오른쪽 측면에서 아크 오른쪽으로 연결한 볼을 류승우가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 오른발로 강하게 슈팅했다. 옆그물을 흔든 것이 아쉬웠지만 포르투갈의 수비 균형을 깬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아후 한국의 패스는 확실히 살아났다. 포르투갈 수비진은 서로 간격 유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탓하는 등 와해 조짐이 보였다. 그런 상황에서 45분 류승우의 호쾌한 중거리 슈팅 골이 터졌다. 한국의 패스에 당황해 중앙으로 수비를 좁혔다가 골을 내줬다.

후반 한국대표팀은 패스의 절정을 보여줬다. 1-2로 끌려갔지만 무리한 롱패스로 만회골을 넣으려 하지 않았다. 공수 균형을 유지하며 골을 만드는데만 집중했다. 백패스로 시간을 지연하기보다 전진 패스로 어떻게든 포르투갈의 수비를 뚫으려는 도전 정신이 돋보였다.

그 결과 30분 김현(성남 일화)의 동점골이 터졌다. 포르투갈 수비진이 페널티지역 안에 촘촘히 몰려 있었지만 끈기있게 다가섰다. 왼쪽 측면에서 심상민(중앙대)이 몸싸움을 이겨내고 페널티지역 왼쪽 바깥까지 파고들었고 한성규(광운대)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골라인까지 들어갔다. 이후 중앙으로 낮게 패스를 했고 김현이 깔끔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페널티지역 안에 무려 일곱 명의 포르투갈 수비가 있었지만 한국의 패스 앞에 모두 허수아비가 됐다. 김현의 신장이 188㎝라 측면에서 볼을 잡았던 심상민이 공중볼 가로지르기를 할 수 있었지만 낮은 패스로 포르투갈의 수비를 깼다.

이후에도 한국은 패스로 포르투갈 수비를 수 차례 무너뜨렸다. 오프사이드가 되기도 했지만 위력적이었다. 무의미한 롱패스 대신 짧은 패스로 공간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이광종 감독의 선택과 스타일이 깔끔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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