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누가 보더라도 한국도로공사가 유리한 상황이었다. 세트스코어 2-2로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맞선 마지막 5세트에서 도로공사는 6-2까지 KGC 인삼공사에게 앞서고 있었다.
지난 4월 어창선 전 감독(현 LIG 손해보험 수석코치)에 이어 도로공사 사령탑을 맡은 서남원 감독은 이번 2013 안산·우리카드 프로배구 컵대회가 공식경기 사령탑 데뷔 무대였다.
서 감독은 국가대표팀을 비롯해 삼성화재, 대한항공, GS 칼텍스 등 남녀팀을 두루 거치며 오랜 기간 코치로 활동했다. 그는 코치 꼬리표를 떼고 도로공사 감독으로 제2의 지도자 인생을 시작했다. 그런데 마음먹은 대로 일이 풀리지 않는다. 첫 승 올리기가 쉽지 않다.
도로공사는 23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KGC 인삼공사전에서 결국 5세트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3(22-25 25-17 20-25 25-16 12-15)으로 졌다. 지난 21일 IBK 기업은행전 0-3 완패 이후 2경기 연속 패다.
도로공사는 이날 패배로 4강 진출이 힘들어졌다. 컵대회에서 서 감독이 추구하는 배구를 팬들에게 보여줄 시간은 너무 짧았다. 경기 후 서 감독은 "이긴 팀만 인터뷰를 하면 안되겠냐"고 취재진에게 농담을 건넸다. 웃음을 짓고 있지만 초보 사령탑으로 고민이 많은 표정이다.
그는 "세트마다 기복이 있어서 힘든 경기를 했다"며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쫓겼다"고 패배 원인을 들었다. 서 감독은 "주전 리베로로 뛰고 있는 김해란 외에 한 명의 선수가 캐치를 해주면 수월해진다"며 "레프트 자원은 많지만 아직 리시브가 매끄럽게 되진 않는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서 감독이 이번 컵대회와 정규시즌을 대비해 준비하는 카드는 있다. 리베로로 뛰었던 오지영이다. 그는 원래 레프트로 입단했지만 그동안 김해란의 백업 역할을 주로 맡았었다. 오지영은 이번 컵대회를 앞두고 레프트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물론 지난 시즌에도 오지영은 리베로가 아닌 레프트로 코트에 나선 적이 있긴 하다.
오지영은 2012-13시즌 정규리그가 한창이던 지난 2월 27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팀이 17-8로 앞서고 있던 2세트, 김미연을 대신해 원포인트 서버로 들어가 내리 5점을 연속으로 서브로 뽑아냈다. 한 경기 최다 연속 서브 신기록이 세워지는 순간이었다.
서 감독은 "팀내에서 (김)해란이를 제외하고 (오)지영이가 리시브 센스가 뛰어나다"며 "앞으로도 계속 활용할 생각"이라고 했다. 팀 훈련이나 연습경기에서는 제법 정확하고 안정된 리시브를 한다. 그러나 아직 실전에서는 불안한 편이다.
오지영은 이날 KGC 인삼공사전에서 13개의 리시브를 시도해 네 차례만 세터쪽으로 안전하게 공을 보냈다. 리시브 성공률은 30.76%로 낮았다. 서 감독은 "실전에서 레프트로 뛴 경험이 아직 부족해서그렇다"며 "경기를 자주 뛰다보면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줄 거라고 본다"고 신뢰를 보였다.
조이뉴스24 /안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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