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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홍명보 감독, '위험한 카드' 김신욱을 꺼내들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김신욱 효과 본 적 없어

[최용재기자] 196cm의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울산 현대). 그는 분명 매력적인 선수다.

큰 키에서 내뿜는 위압감과 제공력은 단연 K리그에서 톱 클래스다. 김신욱을 만나는 상대 선수들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김신욱이 머리만 잘 쓰는 선수가 아니다. 발도 잘 쓴다. 큰 키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지만 김신욱은 발도 잘 쓰는 선수다.

김신욱은 소속팀 울산을 K리그 클래식 1위로 이끌고 있는 울산의 간판 공격수다. 올 시즌 12골로 득점 2위에 올라 있다. K리그에서 이미 검증됐고 최근에도 빼어난 활약을 해온 김신욱이 홍명보 감독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국가대표 김신욱은 조금 다르다. 사실상 대표팀에서 '김신욱 카드'는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김신욱은 A매치에 18경기 출전해 1골을 기록하고 있다. 그 한 골은 지난해 6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한국이 넣은 네 번째 골이다. 한국은 4-1 대승을 거뒀다.

이후 김신욱은 최강희 감독 체제 대표팀에서 단 한 골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대표 발탁 초반에는 주로 교체로 출전했던 김신욱이다. 출전 시간이 모자랄 수 있었다. 하지만 최종예선 7차전 우즈베키스탄전과 8차전 이란전에는 연속으로 선발로 출전했지만 대표팀은 김신욱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한국은 우즈벡에 상대 자책골로 1-0 승리를 거뒀고, 이란에는 졸전 끝에 0-1로 졌다.

김신욱 효과를 보지 못했던 결정적 이유. 김신욱이 투입되면 의도하지 않았든 의도했든 한국 축구는 '뻥축구'로 변질됐다. 조직력이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는 한국 축구에 김신욱이라는 장신 스트라이커는 세밀한 조직력을 방해하는 묘한 결과를 초래했다.

전방이나 문전으로 패스를 찔러 주는 선수들은 김신욱의 키를 믿고 높이, 더 높이 크로스를 올렸다. 김신욱의 제공력에 의존해 크로스의 정확도보다는 김신욱의 높이에 맞춰졌다. 세밀하게 골을 만드는 과정으로 연결시키는 것보다 단순히 김신욱 머리를 겨냥한 패스를 하는 것이 더 잦아졌다. 그래서 대표팀 경기를 향해 '김식욱 머리 맞히기 게임'이라는 비아냥거림이 등장할 정도였다.

김신욱 카드가 '위험한 카드'인 이유다. 분명 매력적인 선수임에는 틀림없지만 너무나 탁월한 제공력으로 인해 다른 것들을 잃어야 했다. 높이를 제외한 다른 요소들이 맞지 않았다. 그렇기에 대표팀에서 김신욱 카드는 단 한 번도 제대로 폭발하지 못했다.

그런데 홍명보 감독이 '위험한 카드'인 김신욱을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23일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파주NFC)에서 실시한 훈련에서 김신욱을 원톱으로 세운 공격 전략을 선보였다. 호주와의 1차전에서 극심한 골결정력 부재를 경험했던 홍 감독이 24일 열리는 중국과의 2차전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 김신욱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대표팀에서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던 김신욱 카드. 최강희 감독의 실패작으로 남은 공격수 김신욱. 이런 카드를 홍 감독이 다시 꺼내든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 있다는 의미다. 위험한 카드지만 그 위험을 감수할 수 있을 만큼 확신이 있다는 의미다.

호주전 단 1경기 만에 국가대표의 모든 것을 변화시킨 홍 감독. 김신욱도 대표팀 최고의 공격수 자원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을까. '김신욱 활용법'의 새 지평을 열 수 있을까. 김신욱의 골과 홍명보호의 첫 승. 이것만이 위험한 카드를 믿고 쓸 수 있는 '안전한 카드'로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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