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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임재철, 두산을 받치는 또 다른 힘


수비와 타격에서 각각 알토란 같은 활약…두터운 두산 선수단의 상징

[김형태기자] 여름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두산 베어스에는 '숨은 병기'들이 있다. 주전과 백업의 경계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는 그들. 두산이 후반기에 도약하고 있는 원동력이다. 내야수 김재호와 외야수 임재철이 대표적이다.

◆'절박한 마음의 결실' 김재호

우선 김재호. 개막 전만 해도 주전으로 분류되지 않은 그는 올 시즌 두산에서 가장 눈에 띄게 발전한 선수 중 하나로 꼽힌다. 명불허전인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올스타 휴식기까지 주전 유격수 손시헌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준 그는 최근 2루수로 나서며 두산의 내야를 물샐틈 없이 책임지고 있다.

넓은 수비범위와 깔끔한 글러브질, 그리고 정확한 송구능력을 바탕으로 수비에 관한한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간결한 팔스윙으로 공을 던지면서 타구 처리 시간을 대폭 줄이고 있다. 덕분에 그 앞으로 굴러가는 웬만한 땅볼은 거의 아웃으로 연결되는 모습이다. 올 시즌 김재호는 실책을 단 3개만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향상된 타격능력이야말로 가장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2008년 기록한 2할4푼9리가 자신의 최고 타율이었던 김재호는 올 시즌 하위타선의 '복병'으로 거듭나고 있다. 향상된 타격능력을 바탕으로 시즌 51경기 동안 타율 2할9푼4리(126타수 37안타)를 기록했다. 현재 페이스라면 김재호는 자신의 시즌 최고 타율 경신이 유력하다.

김재호는 올 시즌 크게 달라진 이유를 '절박함'에서 찾았다. 중앙고를 졸업하고 2004년 두산에 입단한지 벌써 10년째. 하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인 적도, 기회를 살리지도 못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그저그런 만년 후보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그를 자극했다. 김재호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절박한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2년 뒤면 나이 서른인데, 계속 이렇게 지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타석 하나하나를 절박한 마음으로 임하다 보니 안타도 심심찮게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5경기 연속 안타 행진 중인 그는 6∼7월 2달간 타율 3할8리 16타점 4도루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전천후 내야수로서 타격 능력마저 살아난 그 덕분에 두산은 내야에 여러 옵션을 확보해둔 상태다.

◆'투혼의 사나이' 임재철

내야에 김재호가 있다면 외야에는 베테랑 임재철이 버티고 있다. 코너 외야수로서 타구 판단능력과 펜스 플레이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그는 '작전'이 필요할 때 덕아웃이 가장 먼저 찾는 선수 중 하나다. 특히 빠른 발을 이용한 센스 있는 주루플레이가 일품이다. 도루 숫자는 많지 않지만 상대 투수의 타이밍을 빼앗는 기술은 두산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제한된 타격 기회에서 쏠쏠한 타격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36경기에 나선 그는 타율 2할9푼1리(55타수 16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놀라운 건 출루율이 4할8푼에 이른다. 탁월한 선구 능력을 바탕으로 볼넷을 18개나 얻은 덕분이다. 타수당 볼넷 비율이 30%에 육박한다.

임재철은 모두가 인정하는 투혼의 사나이다. 그의 오른손 새끼 손가락은 굽어 있다. 지난해 5월18일 잠실 LG전 9회말 대주자로 나섰다가 견제구에 귀루하는 와중에 베이스에 접질려 손가락이 골절됐다. 수술을 했지만 굽은 손가락은 제대로 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운동을 하다 보면 이럴 수도 있는 것"이라며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올 시즌 필요할 때 마다 대타와 대수비, 대주자로서 고참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가장 최근 경기인 지난 4일 문학 SK전에서는 오랜만에 선발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그의 선전에 힘입은 두산은 SK를 5-2로 제압하고 4연속 위닝시리즈로 신바람을 냈다. 임재철은 멀티히트를 기록한 다음 날인 5일 그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둘째 아이 준우의 돌 잔치를 행복하게 치렀다. 임재철 가족으로서는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6일부터 시작되는 팀당 2연전부터 여러 구단이 한 번의 고비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1주일에 3차례의 시리즈를 치르게 돼 잦은 이동거리로 인한 체력문제가 엄습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결국 선수층이 두터운 팀이 시즌의 마지막 2달 동안 웃을 수 있다. 김재호와 임재철은 두산의 두터운 선수층을 대표하는 또 다른 얼굴들이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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