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8년만에 외국인 탈삼진왕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5일 현재 탈삼진 부문 1위는 LG의 리즈다. 리즈는 총 127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2위 한화 바티스타(107개)에 20개 차로 앞서 있다. 남은 시즌 일정을 고려할 때 뒤집기 쉽지 않은 격차다.
올 시즌 탈삼진 경쟁은 초반부터 외국인 투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최근 수 년간 탈삼진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던 국내 선수들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LA 다저스에 입단하며 한국 무대를 떠났고, KIA 윤석민과 SK 김광현은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한동안 선두에 있던 바티스타가 리즈에게 자리를 양보했다는 것 정도다. 무서운 기세로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벌려나가던 바티스타는 최근 원인 모를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다. 그 사이 리즈가 선두로 치고 나왔다.
리즈와 바티스타 밑으로는 세든(SK)과 노경은(두산)이 106개로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옥스프링(롯데)과 김진우(KIA)는 104개의 탈삼진으로 공동 5위다. 토종 투수 노경은과 김진우가 분전하고 있지만 리즈를 따라잡아 순위를 뒤집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만약 이대로 리즈의 1위가 결정된다면 지난 2005년 리오스(당시 두산)에 이어 8년만의 외국인 탈삼진왕이 탄생하게 된다. 당시 리오스는 147개의 탈삼진으로 배영수(삼성)와 함께 공동 탈삼진왕에 등극했다. 리오스 이전에는 2001년 에르난데스(SK)가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한 바 있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에도 리오스, 에르난데스를 제외하면 탈삼진 타이틀은 항상 한국 선수들의 차지였다. 닥터K의 계보를 잇는 선수들이 꾸준히 등장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2006년부터는 류현진(2006, 2007, 2009, 2010, 2012)과 김광현(2008), 윤석민(2011)이 돌아가며 타이틀을 가져갔다.
그러나 올 시즌은 외국인 투수의 수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단 앞으로 추격할 기회가 많지 않다. 팀 간 40~45경기 정도를 남겨 놓고 있는 가운데 선발 투수들에게 주어진 등판 기회는 8~9회 정도다. 노경은, 김진우가 리즈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폭발적인 탈삼진 페이스를 시즌 종료 때까지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리즈가 가만히 있을 리도 없다. 부진한 경기에서도 삼진은 많이 잡아냈던 리즈다. 지난 3일 삼성전에서는 7이닝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긴 했지만 9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탈삼진 능력이 가장 뛰어난 바티스타도 1군 복귀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하지만 아직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김진우도 지난 4일 넥센을 상대로 9개의 삼진을 뺏어내며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리즈가 몇 걸음 앞서나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투수들의 막판 추격전이 어떻게 펼쳐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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