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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LG '무더위와의 전쟁'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훈련 마무리, 체력 신경 쓰는 모습

[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맞대결이 열린 9일 잠실구장. 전날과 마찬가지로 날씨는 여전히 무더웠다. 롯데 김시진 감독과 LG 김기태 감독은 경기 전 모두 무더위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냈다.

구장을 찾은 팬들도 더위에 시달리겠지만 그라운드에서 직접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에게도 폭염은 고역이다. 무더위는 경기내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두 사령탑은 날씨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이날 잠실구장의 한낮 기온은 32도까지 올라갔다. 열섬 현상까지 겹쳐 실제 체감 기온은 좀 더 높았다. 기온도 그랬지만 습도가 문제였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기상청 공식 발표로 이날 서울지역 습도는 77%에 달했다.

LG 김기태 감독은 현역 선수 시절 기억을 꺼냈다. 그는 "지금 덥긴 하지만 지난 1994년 여름이 역대 최고였다"고 말했다. 당시 김 감독은 쌍방울 레이더스 소속으로 활약했다. 프로 4년차 시즌을 맞아 한창 방망이에 물이 오를 시기였다.

김 감독은 지금은 없어진 방위병으로 복무를 할 때였다. 당시에는 방위병 복무 중이라도 홈경기에는 출전이 가능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에는 방위병으로서 복무를 수행해야 했다. 김 감독은 "야간경기가 끝나면 군복으로 갈아입고 근무를 하기 위해 서둘러 구장을 빠져나왔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김 감독이 당시 더욱 심하게 더위를 느낀 건 바로 위병으로 근무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당시 기무사 위병소에서 보초를 서는 게 주임무였다"며 "아침에 근무를 끝내고 집으로 와 눈을 잠깐 붙인 뒤 홈경기가 있는 구장으로 가는 생활을 했다"고 웃으며 추억했다.

김 감독은 그런 와중에도 그 해 타율 3할1푼6리 25홈런 79타점을 기록했다. 전 시즌 타율 2할4푼 9홈런 43타점으로 부진했던 성적을 털어내는 눈부신 활약이었다. 또한 좌타자로는 프로 출범 이후 처음으로 홈런왕을 차지했다. 김 감독은 "홈런 개수가 얼마 되지 않아 자랑할 만한 기억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런 말 끝에 김 감독은 "선수들이 그래도 이번 여름을 잘 버티고 있다"고 했다. LG가 올 시즌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이며 상위권 성적을 유지, 11년만의 가을야구 참가를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 무더위를 잘 견뎌내는 선수들의 분발 덕분이라는 뜻이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에도 여름철을 앞두고 "더위를 어떻게 버텨내느냐가 관건"이라고 했었다. 2012년 LG는 전반기 그럭저럭 괜찮은 성적을 내다가 여름에 접어들면서 흔들렸다. 벌어놓은 승수를 까먹으면서 결국 숙원이었던 가을야구 희망을 접어야 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상황이 다르다. 8일 현재까지 52승 36패를 기록하며 2위로 순항 중이다.

한편, 롯데 김시진 감독도 올 여름 날씨에 대해 한마디 거들었다. 김 감독은 국내에서 가장 더운 지역으로 꼽히는 대구에서 선수 시절 대부분을 보냈다. 그런 그에게도 이번 더위는 대단했다. 김 감독은 "언제까지 이렇게 덥나요?"라며 덕아웃을 찾아 온 취재진에게 오히려 반문했다.

그는 "정말 덥긴 더운가 보다"라며 "포항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오전에 전화가 왔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의 친구는 '너무 더워서 못살겠다'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김 감독의 고향이 바로 포항이다.

롯데와 LG 선수들은 모두 이날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일찍 훈련을 마무리했다. 체력소모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롯데 김 감독은 "비가 한 번쯤 오긴 해야 할텐데"라고 말했다. 이날 잠실구장은 흐린 날씨였다. 경기 시작을 한 시간 앞두고 빗방울이 조금 떨어지긴 했다. 하지만 경기에 영향을 줄 정도로 많은 양이 내린 건 아니었다. 두 팀의 경기는 오후 6시 30분 예정대로 '플레이 볼'이 선언됐다.

조이뉴스24 잠실=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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