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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男농구, 열악한 환경서 얻은 값진 세계선수권 티켓


부실한 지원, 유재학 감독과 선수들의 단합으로 버텨

[이성필기자] 한국 남자농구가 16년 만의 세계선수권대회 진출이라는 값진 수확물을 얻어냈다. 관심 부족과 빈약한 지원 등 열악한 환경에서 얻어낸 성과라 더욱 눈부셨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 농구대표팀은 11일 오후(한국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2013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3~4위전에서 대만을 75-57로 이기고 3위를 차지,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진출권을 획득했다.

1998년 그리스 대회 이후 16년 만의 세계선수권 진출이라 의미가 각별했다. 그동안 한국 농구는 2002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기점으로 국제경쟁력을 상실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의 프로농구 인기도 예전보다 떨어지고 스타 기근에 시달린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대표팀 구성 자체도 쉽지 않았다. 2012~2013 시즌 울산 모비스를 우승시킨 유재학 감독을 선장으로 임명했지만 그에 따른 지원은 미미했다. 대표팀은 전력 분석관 한 명 제대로 갖추지 못해 상대의 전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대회를 치러야 했다.

유재학 감독이 지인을 통해 상대국의 전력을 알아내느라 애쓰는 등 국가대표라고는 믿기지 않을 촌극을 연출했다. 유 감독은 아시아선수권 조편성도 기자로부터 먼저 전해 들었다. 그나마 대표팀이 지난달 존스컵에 나서 경쟁국의 전력을 엿볼 수 있었던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훈련 과정에서도 대표팀은 제대로 연습 상대를 구하지 못해 프로농구를 경험한 외국인 선수들을 불러 연습경기를 갖는 등 열악한 상황에 놓였다. 타 국가들이 적극적인 외국인선수 귀화 정책을 시도하며 높이가 있는 선수들을 앞세울 수 있었지만 한국은 마땅한 전력 보강이 어려워 애를 먹었다.

그러나 '만가지 수가 있다'는 이른바 '만수'라는 별명을 가진 유재학 감독은 신구 조화를 이뤄내며 대표팀을 강하게 조련, 지도력을 과시했다. 특히 선수들의 개인 능력을 팀이라는 구성에 잘 섞어냈다. 그 결과 조별리그에서 강호 중국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높이의 중국을 내외곽에서 적절하게 공략하며 물리쳤다. 중국전 승리는 이후 토너먼트에서 한국을 비단길로 인도하는 효과를 냈다.

선수 구성도 적절했다. 1998년 세계선수권 당시 대표팀 막내였던 김주성(원주 동부)을 최선참으로 배치했고 양동근(울산 모비스), 조성민(부산KT) 등 경기 조율 능력과 슛 감각이 좋은 이들을 선발해 팀 분위기 안정화에 집중했다.

패기 넘치는 대학생 선수들도 과감하게 발탁했다. 특히 이번 대회 최대 성과로 평가되는 김종규와 김민구(이상 경희대)의 발굴은 유 감독의 선수 보는 눈을 다시 한 번 재평가하는 계기가 됐다. 이들 젊은피는 유 감독의 배려 속 충분한 시간을 소화하며 기량 발전과 국제 대회 경험이라는 값진 소득을 얻었다. 한국대표팀이 두루 얻은 게 많았던 아시아선수권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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