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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대타' 박준서, 살아있네 살아있어!


두산전서 대타로 나서 마수걸이 투런포

[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박준서는 대타와 대수비 전문 요원이다. 그러나 최근 그는 답답하다. 경기에 나서고 싶은 마음은 앞서지만 몸이 잘 따라주지 않는다.

옆구리에 담이 걸렸고 왼쪽 허벅지 근육통에 시달리고 있다. 웬만하면 참고 뛰겠지만 통증이 쉽게 사라지지 않아 걱정이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주루 플레이를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라며 "(박)준서는 오죽 괴롭겠냐'고 걱정했다.

그렇지만 박준서는 묵묵히 경기 전 정해진 순서대로 타격훈련을 했다.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경기 전 "답답한 심정"이라고 했다. 롯데는 지난 1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이승화가 주루 플레이 도중 왼쪽 무릎을 다쳤다. 검진 결과 오른 무릎 인대 미세 손상으로 밝혀졌다.

이승화는 치료와 재활기간을 포함해 복귀까지 앞으로 최소 4주 정도는 걸릴 전망이다. 박준서는 "(이)승화가 다친 마당에 나까지 몸이 불편해 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에게 정말 미안할 뿐"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주루나 수비가 가능해야 승화가 빠진 자리를 커버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해 답답하다"고 했다.

박준서는 전형적인 유틸리티맨이다. 수비에서 1루와 2루 등 내야 뿐만 아니라 외야수까지도 가능할 정도로 쓰임새와 활용도가 높은 선수다. 그러나 지난 7월 3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대타로 나와 2루타를 친 뒤 뛰어가다 그만 왼쪽 허벅지에 무리가 왔다. 박준서는 "1루 베이스를 도는 데 통증이 오더라"고 했다.

재활을 하고 있지만 쉽게 낫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 그렇다고 해서 조급하게 여길 수도 없다. 상태가 더 안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 만큼은 피하기 위해 더 신경을 쓰고 있다.

박준서는 이날 경기에도 대타로 나왔다. 그리고 영양가 만점 활약을 보였다. 0-2로 끌려가고 있던 8회초 2사 1루 상황, 문규현 타석에서 롯데 벤치는 대타 카드를 꺼냈다. 당연히 박준서가 나왔다. 두산 벤치도 투수교체로 맞불을 놨다. 네번째 투수 홍상삼이 마운드에 올랐다.

박준서는 홍상삼이 던진 초구 146km짜리 직구에 그대로 배트를 돌렸다.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갔고 1루 베이스를 도는 박준서는 오른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한 방이었다. 또한 시즌 마수걸이 홈런이었다. 대타 홈런으로는 올 시즌 14번째였고 프로 출범 후 통산 691번째였다.

박준서의 홈런으로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지만 롯데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8회말 수비에서 이원석에게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허용해 결국 2-3으로 졌다. 연패를 끊지 못하고 4경기째 패배가 이어졌다. 박준서의 홈런이 다소 빛을 잃긴 했지만 롯데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은 보여줬다.

박준서는 최근 타격훈련을 할 때 주로 왼쪽 타석에 선다. 오른쪽에서도 타격이 가능한 스위치히터지만 일단은 한 쪽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박준서는 "올 시즌 들어 오른쪽 타석에 여섯 번 나왔다"며 "지난 8일 열렸던 LG 트윈스와 경기에 대타로 나왔는데 마운드에 좌완 류택현 선배가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왼쪽 타석에서 왼손 투수를 상대했다"고 했다. 그는 "아무래도 어색하고 항상 지켜봤던 궤적이 아니었다"며 "그러나 이 부분에도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스위치히터를 접은 건 아니다. 롯데 김시진 감독과 박흥식 타격코치는 박준서에게 오른쪽 타석과 견줘 좀 더 타율이 높고 자주 나왔던 왼쪽 타석에 좀 더 집중할 것을 지시했다. 박준서도 이를 따르기로 했다. 투수 유형에 따라 타석을 바꾸는 게 아직은 더 익숙하지만 개인 성적보다는 팀 성적이 우선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준서는 "대타로 나와 아무 소득없이 물러나는 경우도 많지만 나올 때마다 항상 집중하려고 한다"며 "안타나 홈런도 좋지만 주자가 있을 때 항상 진루타를 먼저 생각하겠다"고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조이뉴스24 잠실=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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