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6선발 체제로 갈 생각입니다."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이 남은 시즌 투수진 운영에 대한 밑그림을 밝혔다.
염 감독은 지난 11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왼손투수 오재영을 새로운 키 플레이어로 꼽았다. 오재영의 합류로 6명의 선발로 로테이션을 꾸린다는 의미다. 물론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 될 수 있다. 1, 2선발을 맡고 있는 브랜든 나이트와 앤드류 밴헤켄은 고정되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나이트와 밴헤켄을 빼면 선발투수는 4명"이라며 "투입순서를 꼭 고정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가 더 편한 상태에서 공을 던지게끔 하겠다는 배려 차원이다.
그는 "좀 더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라고 설명했다. 상대전적을 꼼꼼히 체크해 특정팀에 투구내용이 좋지 않은데 굳이 마운드에 먼저 올리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염 감독은 "6선발 체제는 다음 경기에 좀 더 여유를 두고 싶기 때문에 결정한 사항"이라고 했다.
오재영은 올 시즌 1군 첫 등록일이던 11일 목동 한화 이글스전에 나왔다.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3이닝 동안 10타자를 상대해 1피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한 투구를 보였다. 이날 넥센은 3-6으로 한화에게 덜미를 잡혔지만 오재영이라는 믿음직한 카드를 발견했다.
염 감독은 "(오)재영이의 경우 선발 또는 롱릴리프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오재영은 올 시즌 퓨처스(2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다. 수술 후 재활과정에 있었기 때문에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2군에서 5경기 출전하면서 그 중 세 번을 선발로 등판했다. 승패 없이 1홀드만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은 0.68로 빼어났다.
오재영을 롱 릴리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건 염 감독이 지난 7월부터 심심치않게 선보인 한 경기에서 두 명의 선발투수를 투입하는 1+1 카드를 뜻하기도 한다. 염 감독은 "주변에서 변칙 운영이 아니냐는 말을 하는데 그건 아니다"라며 "팀 입장에서 따져본다면 정상적인 마운드 운영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발 자원 한 명을 대기시킨다는 건 경기를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남아있는 경기 하나 하나가 다 중요하다. 그런 부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최근 쉐인 유먼, 크리스 옥스프링, 송승준 외에 나머지 선발 두 자리에 마땅한 투수가 없어 고민을 하고 있는 롯데 입장에서 본다면 넥센의 마운드 사정이 부러울 만하다. 15일 열린 두 팀의 경기에서 넥센은 선발 나이트가 9회말 2사까지 막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반면 전날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가용할 수 있는 투수를 모두 소진하고도 패했던 롯데는 이날 넥센전에서도 5명의 투수를 동원했지만 넥센 타선을 막지 못하고 1-6으로 졌다.
조이뉴스24 부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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