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K리그에서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영향력은 크다. 대부분 K리그 클럽에서 득점을 외국인 선수가 책임지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클 수밖에 없다.
외국인 선수 없이 리그를 치른다는 것은 사실상 우승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외국인 선수 없이 우승을 차지하는 일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그런데 이런 기적같은 일이 K리그에서 벌어지고 있다. 외국인 선수 없이 리그를 치른다 해서 '황선대원군'이란 별명이 붙은 황선홍 포항 감독. 황선대원군의 힘이 이런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는 올 시즌을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르고 있다. 그런데 순위는 1위다. 시즌 중간에 리그 1위를 잠시 내준 적이 있지만 금세 다시 찾아왔다. 올 시즌 1위 자리는 황선대원군의 자리였다.
지난 25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K리그 클래식 24라운드에서 3-2 역전 승리를 거둔 포항은 승점 49점을 기록하며 2위 전북 현대와 승점차를 5점으로 벌렸다. 스플릿 시스템이 시작되기 전까지 남은 경기는 2경기다. 사실상 포항이 1위를 굳힌 것이다. 1위에 올라 스플릿 시스템으로 당당하게 전진하는 황선대원군이다.
사실, 올 시즌 포항이 이렇게까지 선전할 거라 예상하는 이는 드물었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한계에 언젠가는 부닥칠 거라 예상했다. 시간이 지나면 순위가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포항에 한계는 오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포항은 7경기 연속 무패 행진(5승2무)을 달리고 있다.
'조직력의 위대함'이다. 축구는 1~2명의 스타 선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력의 게임이라는 것을 황선대원군이 증명하고 있다. 국내파 11명의 선수들이 만들어내는 단단한 조직력은 정상급 외국인 선수들을 보유한 팀들도 무너뜨리지 못했다.
스페인의 티키타카를 빗대 만들어진 '스틸타카'라는 강력한 무기도 포항의 단단한 조직력 속에서 탄생했다. 짧은 패스 위주의 경기력은 조직력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짧은 패스로 연결되는 포항의 환상적인 패스워크는 굵직한 외국인 선수들의 몸놀림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전남전을 승리로 이끈 후 황선대원군 황선홍 감독은 "남은 두 경기 마무리를 잘 해서 스플릿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가 얼마나 집중을 잘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1위로 스플릿 시스템으로 진출하겠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사실상 1위를 굳힌 포항. 스플릿 시스템으로 들어가더라도 그 기세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즌 초 예상과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올 시즌 내내 맞춰왔던 그 위대한 조직력은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없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모두의 예상을 보란 듯이 뒤집은 포항. 외국인 선수가 없어 생긴 우려의 목소리를 리그 1위로 대답하고 있는 포항. 황선대원군의 힘이자 조직력의 위대함이 만들어낸 신선한 기적이다.
조이뉴스24 광양=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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