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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노골드' 女 쇼트트랙, 신예 심석희 앞세워 한 푼다


박승희-조해리 등 언니들과 신예들 조화 속 맹훈련

[이성필기자]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지난 2012~2013 시즌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월드컵 6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한 심석희(16, 세화여고)의 등장 때문이다.

심석희는 지난 4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1천m, 3천m 슈퍼파이널을 모두 1위로 통과했다. 500m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던 심석희는 110점을 기록하며 2위 박승희(21, 화성시청)를 50점 차이로 따돌렸다.

중학생 시절부터 성인 선수들을 위협했던 심석희는 2012~2013 시즌 월드컵 6개 대회 연속 금메달은 물론 2013 세계선수권대회 3천m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형 선수가 될 자질을 유감없이 뽐냈다.

당연히 심석희의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다. 내년 소치에서도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심석희는 개인전과 계주 석권을 노리고 있다.

그런 심석희도 자기 생각을 이야기할 때는 영락없는 학생이었다. 그는 4일 서울 공릉동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 "지난 시즌의 레이스를 보완해서 더 잘 하겠다"라며 말끝을 흐렸다.

남녀 대표팀에서 가장 막내인 심석희는 눈을 깜빡이며 눈치를 보는 듯했다. 쏟아지는 관심을 피하고 싶은 듯 먼 곳을 응시하기도 했다. 다만 올림픽에서의 목표에 대해서는 "개인전 금메달과 계주 금메달 모두를 획득하고 싶다"라며 욕심을 한껏 드러냈다.

대표팀 생활은 빡빡하다. 심석희는 "오전 4시 40분에 기상해서 5시에 몸을 푼 뒤 스케이팅을 2시간 정도 한다. 새벽 운동이 끝나면 오전 10시 50분에 다시 훈련을 시작한다. 웨이트 트레이닝 등을 하고 오후 두 시에 또 훈련을 한다. 끝나면 여섯시 반 정도가 된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비단 심석희 뿐만이 아니라 올림픽에서 아픔이 있는 언니들도 이를 갈고 있다. 여자대표팀은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노 골드' 수모를 겪었다. 특히 박승희는 밴쿠버 대회 쇼트트랙 여자 1천500m와 1천m 동메달에 머물렀다. 왕멍(중국)과 캐서린 뤼터(미국)의 견제에 밀린 것이다. 특히 이 밴쿠버 3관왕을 해낸 왕멍은 박승희가 넘어야 할 산이다.

박승희는 "왕멍이 못하는 선수가 아니라 늘 긴장한다. 결과가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모두 열심히 한다면 충분히 넘을 수 있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표팀 팀워크는 단단하다. 박승희는 "여자팀 분위기는 좋다. 방에 모여서 같이 이야기도 한다"라며 끈끈함이 유지되고 있음을 전했다.

맏언니 조해리(27, 고양시청)도 마찬가지. 그는 "밴쿠버에서 많이 배웠다. 계속 배워야 하는데 단합이 잘 되는 분위기다. 후배들도 잘 따라와 준다"라며 의욕적이었다.

밴쿠버의 악몽을 지우고 싶은 조해리는 "그 당시에도 다들 준비가 잘 됐다고 생각했지만 경기를 해보니 부족함이 느껴졌다. 지금은 처음부터 올림픽에서 잘 하자는 생각에 단합된 모습으로 훈련하고 있다. 선배는 후배를 이끌어주고 후배는 잘 따라온다. 부상을 조심하면서 올림픽을 대비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조이뉴스24 태릉=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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