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한화 고춧가루 피하며 '선두 수성'

[정명의기자] 고춧가루를 뒤집어 쓰는 것은 한 경기로 족했다. '선두' LG 트윈스가 '최하위' 한화 이글스에 전날 패배를 설욕하며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

LG는 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 6-3 역전승을 따냈다. 전날 한화에 1-2로 일격을 당하며 2위 삼성에 반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던 LG는 이날 승리로 다시 삼성과의 승차를 1경기로 벌렸다.

선두와 최하위의 대결. 하지만 부담감은 오히려 선두 LG가 더 컸다. 이날도 패한다면 다시 삼성에게 선두 자리를 내줘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인 한화에게 2연패를 당한다는 것은 남은 시즌을 치러나가면서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일이었다.

마침 이날 한화의 선발 투수는 최근 물오른 피칭을 보여주고 있는 실질적인 '에이스' 이브랜드. 예상대로 LG 타자들은 이브랜드를 쉽게 공략하지 못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쳐나갔다.

선취점은 LG가 냈다. 1회초 2루타를 치고 나간 선두타자 박용택이 손주인의 희생 번트, 이진영의 희생플라이로 간단히 홈을 밟았다. 그러나 한화도 1회말 곧바로 최진행의 적시 2루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LG는 2회초 다시 앞서나갔다. 1사 후 정의윤이 좌익선상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이병규(7번)의 중전안타 때 한화 중견수 고동진이 공을 더듬는 사이 홈을 밟은 것. 하지만 한화는 이번에도 2회말 곧바로 고동진의 적시타로 따라붙어 2-2 균형을 맞췄다.

한화 타선의 집중력은 3회말에도 이어지며 기어이 승부를 뒤집었다. 선두 송광민의 우전안타와 최진행의 볼넷, 이양기의 희생 번트로 1사 2,3루 찬스를 잡은 한화는 김경언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2 역전에 성공했다. 6회까지 추가 실점을 허락하지 않은 이브랜드의 역투로 한화의 리드는 계속됐다.

하지만 LG가 괜히 선두에 올라 있는 것이 아니었다. LG는 7회초, 이브랜드가 물러나고 박정진이 마운드에 올라오자 기다렸다는 듯 집중타를 터뜨렸다.

먼저 박용택의 중전안타와 손주인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1,2루에서 이진영이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터뜨려 3-3 동점을 이뤘다. LG의 1사 2,3루 찬스가 계속되자 한화는 김혁민을 구원 등판시켰다. 하지만 정성훈이 김혁민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역전 2루타를 터뜨렸다. LG는 순식간에 5-3의 리드를 잡았다.

8회초 이병규(7번)의 2루타와 상대 실책으로 한 점을 보탠 LG는 9회말 '마무리' 봉중근을 투입해 6-3으로 경기를 끝냈다.

6이닝을 3실점으로 막아낸 LG 선발 류제국은 시즌 8승(2패)을, 봉중근은 33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브랜드는 6이닝 2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경기가 역전되는 바람에 승리를 놓쳤다. 역전 주자를 남겨두고 물러난 박정진이 패전투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