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송승준은 지난 5시즌 동안 팀과 함께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올해는 그럴 가능성이 낮아졌다. 롯데 유니폼을 입은 첫 해인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계속 실망만 하면서 지난 경기들을 되돌아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져야 한다. 송승준은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로 나선다. 올 시즌 쉐인 유먼, 크리스 옥스프링과 함께 송승준은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을 꼬박꼬박 챙겼다.
롯데 김시진 감독도 "유먼, 옥스프링과 함께 송승준까지 거르지 않고 투구를 한 건 정말 고마운 부분"이라고 했다. 세 투수가 지금까지 합작한 승수는 33승이다. 유먼이 13승, 옥스프링이 11승, 류한준이 9승을 올렸다. 팀이 거둔 55승 중 60%를 차지할 정도로 세 투수의 비중이 크다.
송승준에게는 남은 시즌 한 가지 목표가 있다. 바로 두자릿수 승수 복귀다. 그는 올 시즌 내내 "개인기록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겠다"고 했고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돕는 게 우선"이라고 입버릇처럼 얘기했다. 하지만 이제는 방향을 조금 바꿔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
송승준은 지난해 7승(11패)에 그쳤다. 2008년부터 이어오던 4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 행진을 멈췄다. 그러나 올 시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17일 넥센전에서 승리투수가 될 경우 10승 고지를 밟게 된다.
송승준의 최근 흐름은 좋다. 9월 들어 두 차례 선발등판에서 모두 승수를 챙겼다. 특히 11일 마산구장에서 열렸던 NC 다이노스전에서는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당시 그는 8이닝 동안 105구를 던지며 2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NC 타선을 꽁꽁 묶었다. 송승준은 앞선 8월에도 5차례 선발로 나와 2승 무패를 기록했다. 7월까지 5승 5패에 그쳤지만 후반기 부쩍 힘을 내고 있는 모습이다.
송승준은 올 시즌 넥센을 상대로도 강했다. 지금까지 4경기에 나와 2승 평균자책점 1.73을 기록했다. NC 상대 평균자책점(1.37)에 이어 두 번째로 강한 모습을 보인 팀이 넥센이다. 여기에 평균 피안타율은 1할9푼6리다. 넥센의 강타선이 송승준 앞에선 작아졌다.
두산 베어스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라있는 넥센으로선 이날 롯데전이 중요하다. 넥센이 승리를 거두고, 삼성 라이온즈를 만나는 두산이 패한다면 넥센은 단독 3위로 올라설 수 있다.
넥센이 3위로 치고 나가면 2위 삼성은 물론 1위 LG 트윈스까지 압박할 수 있다. 4강 진출이 거의 확정된 넥센은 첫 포스트시즌 출전에서 될 수 있으면 높은 순위로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해 막판까지 순위경쟁을 소홀히 할 수 없다.
넥센은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에서 오재영과 함께 강력한 힘을 실어주고 있는 문성현이 이날 롯데 타선을 상대한다. 문성현은 최근 오름세가 한풀 꺾였다. 지난 8월 3연승으로 신바람을 냈다가 9월 들어 조금 처졌다. 특히 11일 목동 삼성전에서는 2이닝 동안 37구를 던지며 4피안타 2실점(2자책점)하면서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다.
롯데를 상대로는 이번이 두 번째 등판이다. 선발은 처음이다. 앞선 등판은 시즌 초반 중간계투로 나왔을 때다. 지난 4월 18일 사직 롯데전에서 선발 브랜든 나이트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던지며 3피안타 1실점했다. 당시 넥센은 롯데에게 14-4로 대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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