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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우승' 조계현 코치가 바라보는 '2013 LG'


상대팀 분위기로 달라진 LG 실감…"들떠선 안돼"

[정명의기자] LG 트윈스 조계현(49) 수석코치만큼 한국시리즈 우승을 많이 경험한 지도자도 드물다. 그만큼 우승에 익숙하고, 우승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1989년 해태(KIA의 전신)에서 프로 데뷔하자마자 우승을 맛본 조 코치는 1991년, 1993년, 1996년, 1997년 네 차례 더 해태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어 두산으로 팀을 옮긴 2001년에는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불태우며 현역 마지막 우승을 차지했고, 2006년에는 삼성에서 코치로 또 한 번 가장 높은 자리에 섰다.

지금껏 선수로 여섯 번, 코치로 한 번, 총 일곱 번이나 우승을 경험한 조 코치는 올 시즌 LG에서 개인 통산 여덟 번째 우승을 노린다. LG는 16일 현재 2위 삼성에 1.5경기 차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대로라면 조 코치가 우승 반지를 추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조 코치는 "우승을 하는 팀에는 어떤 분위기가 있다"고 말한다. 조 코치가 말하는 분위기란 선수단이 항상 차분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 선두를 달리고 있어도, 잠시 선두 자리를 빼앗겨도 큰 동요가 없다는 뜻이다.

LG는 지난달 20일, 넥센을 5-3으로 꺾고 올 시즌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 1997년 이후 무려 16년만에 올라선 후반기 단독 선두 자리였다. 그러나 LG는 다음날 넥센에 4-6으로 패하며 하루만에 2위로 내려앉았다. 급기야 그 이튿날 다시 SK에 1-6으로 덜미를 잡히며 2연패, 46일만의 연패를 당했다.

감격적인 선두 등극 후 곧바로 이어진 연패.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인과관계가 뚜렷했다. 맨 꼭대기에 올라섰다는 성취감, 오랜만에 앉은 선두 자리를 지켜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알게모르게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던 것. 수많은 우승을 경험했던 조 코치의 눈에는 이같은 상황이 너무도 빤히 보였다.

조 코치는 "우승하는 팀은 몇 경기 이긴다고 들뜨지 않고, 몇 경기 진다고 기죽지 않는다"며 "그런데 선두 등극 후 선수들, 코치들, 프런트 할 것 없이 전부 들떠 있더라. 그래서 선수단 미팅에서 한 마디만 딱 했다"고 말했다.

조 코치가 미팅에서 한 말은 "포커 페이스를 유지하자"였다. 순위에 상관 없이 지금껏 해왔던 대로 즐겁게, 차분하게 야구를 하자는 말이었다. 이후 LG는 9월4일, SK를 꺾고 보름만에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사흘 뒤인 7일 삼성에 패하며 다시 2위로 떨어졌지만 이튿날인 8일 삼성을 잡고 곧바로 선두를 재탈환, 현재까지 1위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당시 경험은 LG에 약이 됐다. 선수들은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마음가짐을 배웠다. LG가 다시 1위로 올라선 뒤 조 코치는 "이제는 선수들에 동요가 없더라. 그래서 그 이후로 연패가 없는 것 같다"며 "일일천하, 삼일천하 다 해봤으니 이제는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

조계현 코치는 상대팀의 분위기를 보면 달라진 LG의 전력을 실감한다고 했다. LG를 바라보는 시선이 예년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조 코치는 "예전 해태에 있을 때는 상대가 먼저 '어렵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며 "올해 우리와 맞붙는 팀들한테 그런 분위기가 느껴진다. LG가 강해졌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고 전했다.

LG는 올 시즌 13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대로 선두를 지켜낸다면 지난 1994년 이후 19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 치열한 순위 싸움 속에서도 차분히 'LG의 야구'를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조계현 수석코치가 말하는 우승으로 향하는 길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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