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과 이란 축구 대표팀 사이에는 질긴 악연이 있다.
그동안 맞붙은 역사 속에서 수많은 악연이 있었고, 특히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그 악연은 정점을 찍었다.
한국 대표팀은 2012년 10월 이란 테헤란 원정에서 0-1로 패배했고, 지난 6월 울산에서 열린 홈경기에서도 0-1로 또 졌다. 이란은 월드컵 예선에서 한국에 2연패의 굴욕을 선사했다.
특히 이란과의 홈경기는 한국의 마지막 최종예선이었다. 이 경기에서 승리해 월드컵 8회 연속 진출이라는 축제를 즐길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란에 패배하며 분위기는 어두웠다. 한국은 이란전 2패에도 가까스로 월드컵 본선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환하게 웃지 못했다. 당시 경기가 열렸던 울산은 이란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자축하는 축제의 장이 됐다.
또 이란의 비매너와 도발에 한국의 자존심은 무너졌다. 선수들의 비매너 뿐만 아니라 케이로스 이란 대표팀 감독은 주먹 감자를 날리는 등 상식 밖의 행동으로 한국 대표팀과 팬들에게 도발을 감행했다. 분했지만 한국이 어찌할 방법은 없었다.
최근 한국대표팀은 평가전으로 이란과의 리턴 매치를 준비했지만 이란의 일방적인 취소 통보로 무산됐다. 이란에 설욕할 기회도 사라진 것이다.
그런데 한국축구가 이란에 설욕할 기회가 다시 생겼다. 대표팀 경기는 아니지만 대표팀급 스쿼드가 맞붙는 전쟁과 같은 경기다. 바로 한국의 '명가' FC서울과 이란의 '명문' 에스테그랄이 만났다.
서울은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아흘리에 승리를 거두며 4강에 올랐고, 에스테그랄은 태국의 부리람 유나이티드를 누르고 역시 4강에 올랐다. 4강전에서 서울과 에스테그랄이 정면 승부를 펼치게 됐다. 오는 25일 서울의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1차을, 10월2일 에스테그랄의 홈구장인 아자디 스티디움에서 2차전이 열린다.
이번 서울과 에스테그랄의 경기가 한국이 이란에 설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대표팀 경기는 아니지만 에스테그랄의 스쿼드에는 자바드 네쿠남, 안드라닉 테이무리안 등 다수의 이란 국가대표가 속해 있다. 지난 부리람과의 경기에서도 7명의 이란 대표팀 소속 선수가 선발로 출전했다. 서울도 하대성, 윤일록, 고요한 등 국가대표급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서울의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한국 대표팀의 전용 경기장이나 마찬가지다. 에스테그랄의 홈구장인 아지디 스타디움 역시 그렇다. 두 경기장 모두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악명 높은 경기장이다.
그렇기에 두 팀의 경기는 국가대표팀간 경기를 연상시킨다. 이번에 서울은 대표팀을 대신해 시원하게 이란에 설욕하려 한다. 자신감이 넘친다. 이란에 다시 한 번 굴욕을 당할 수는 없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상대가 국가대표를 다수 보유하고 홈 경기장도 상당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도 준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외국인 선수들과 하대성의 공수 조율 능력이 뛰어나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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