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과 차해원 감독이 지휘하고 있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25일 나란히 출국한다.
남자대표팀은 오는 28일부터 10월 6일까지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17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에 참가한다. 내년 폴란드에서 열리는 2014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 본선 티켓을 손에 넣은 대표팀은 지난 13일 진천선수촌에 재소집돼 그동안 담금질을 했다.
태국에서 열렸던 제17회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여자대표팀도 23일 입국 후 하루 동안 짧은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중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내년 이탈리아에서 개최되는 2014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 아시아지역예선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남자대표팀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과 함께 F조에 속했다. 시드 배정을 받은 한국은 조별예선 통과는 무난해 보인다. 문제는 8강 이후다. 호주, 이란을 비롯해 중국, 일본 그리고 카타르와 개최국 아랍에리미트 등 중동세를 넘어야 한다.
2003년 1위를 차지한 이후 한국은 2011년 대회까지 내리 4차례나 3위에 머물렀다. 10년 만에 다시 아시아 1위를 노리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박기원 감독은 "백업세터가 가장 큰 문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시아선수권에 나서는 남자대표팀 12인 최종명단을 보면 세터가 한선수(대한항공) 뿐이다.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백업세터로 뛴 이민규(러시앤캐시)는 몸 상태가 좋지 못해 이번 대표팀에서 빠졌다.
만약 한선수가 다쳐 코트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대표팀에서 토스를 전담할 선수가 없다. 이민규는 현재 소속팀인 경기대에서도 뛰지 못한다. 진단서를 제출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표팀과 소속팀 모두에게 피해다. 박 감독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하다. 에이스 노릇을 해줄 전광인(KEPCO)의 몸상태도 좋지 않아 걱정이 크다.
이민규를 대체할 수 있는 백업세터를 왜 뽑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대표팀은 이민규가 빠진 자리를 리베로인 오재성(성균관대)으로 메웠다.
여자대표팀 역시 베스트 전력은 아니다. 대표팀은 중국 천저우에서 열리는 B조 예선전에 나선다. 중국을 비롯해 카자흐스탄, 인도, 뉴질랜드와 경기를 치러 1위를 차지해야 본선행 티켓을 획득한다.
경쟁국은 중국이다. 한국은 아시아선수권 3, 4위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역전승을 거두긴 했으나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아시아선수권에서 뛰었던 멤버가 그대로 움직이지만 한 명이 빠졌다.
부상으로 몸상태가 좋지 못했던 레프트 이재영(선명여고)이 결국 낙마했다. 배구 관계자에 따르면 무릎 연골이 손상된 이재영은 수술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결국 차해원 감독은 12명이 아닌 11명으로 선수단을 꾸려 이번 세계선수권 아시아예선전에 나가게 됐다.
대표팀 선수 선발과 관련해서 시기적으로 문제가 있긴 하다. 2013-14시즌 V리그 개막은 이제 한 달 정도 남았다. 프로팀 선수들을 주축으로 대표팀이 구성되게 마련이라 아무래도 시즌 개막을 준비하려는 구단 입장에서는 주축 선수들을 내주기 꺼려한다.
이런 일이 해마다 반복된다는 게 문제다. 각급 대표팀을 주관하고 있는 대한배구협회 그리고 프로리그를 주최하고 있는 한국배구연맹(KOVO) 그리고 연맹 소속 남녀팀 각 구단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고 풀어야 할 과제다.
또한 매번 지적되고 있는 대표팀 지원 문제는 협회가 져야 할 책임이다. 지원 스태프만 해도 그렇다. 여자대표팀은 아시아선수권대회 3위 트로피를 태국 공항에 두고 한국으로 떠나는 소동이 있었다. 최소 인력만 지원되다보니 해외토픽에 소개될 만한 해프닝이 생긴 셈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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