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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위기의 두산, 적극적인 야구를 버려라


시리즈 반전 위한 3가지 키포인트

[김형태기자] '막판'에 몰린 두산 베어스는 '기적'을 창출할 수 있을까. 역대 22차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첫 2경기를 내리 지고 3연승한 경우는 딱 한 번 있었다. 2010년 두산이 롯데를 상대로 유일한 예외를 만들었다. 이번에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물론 쉽지 않다. 야구는 확률의 스포츠다. 현재의 준플레이오프 흐름이 갑자기 바뀔 가능성은 많지 않다. 그렇지만 두산도 반전의 계기는 마련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몇 가지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다.

◆적극적인 야구에 대한 집착 버려라

솔직히 말하자. '적극적인 야구'라는 표현은 말장난이다. 야구는 아웃카운트 싸움이다. 누가 아웃을 적게 당하느냐(많이 잡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게임이다. 공격할 때 최대한 죽지 않아야 하고, 수비에선 전광판에 빨간불을 늘려야 한다. 적극적인 야구에는 리스크가 따른다. 위험부담이 늘어나면 아웃될 공산이 커진다. 단기전에선 아웃카운트 하나의 가치가 정규시즌의 몇 배에 달한다. 한 번의 공격 실패로 시리즈 전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적극적이라는 단어에 집착하다보면 오버하게 된다. 1∼2차전에서 두산이 잘 보여줬다. 1루에 살아나가고도 한 베이스 더 가야 한다는 욕심에 횡사한 적이 몇 번인가. 주자를 무조건 잡겠다고 무리해서 던지다가 나온 악송구는 또 몇 차례인가. 이 부분은 넥센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경기를 소극적으로 했다면 나오지 않았을 장면들이다. 너무 적극적인 야구는 '과욕'으로 연결되기 십상이다. 두산 선수들은 일단 몸에서 힘부터 뺄 필요가 있다.

◆김선우 중용하라

올 시즌 두산 경기를 많이 본 사람들은 이번 준플레이오프가 낯설지 않다고 한다. 시즌 내내 목격했던 불펜불안이 포스트시즌서도 이어지고 있다. 불펜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홍상삼은 포스트시즌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고, '신참' 윤명준은 경험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정규시즌서 쏠쏠했던 마무리 정재훈도 베테랑 답지 않게 큰 경기서는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문제는 마땅한 해결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김진욱 두산 감독도 9일 2차전에 앞서 "지금은 별다른 수가 없다. 우리가 가진 것으로 계속 밀어붙이는 수밖에 없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이제는 '김선우 마무리 카드'를 고려해볼 때다. 올 시즌 무릎과 종아리, 발목 부상으로 고생한 김선우는 긴 이닝은 소화하기 어렵다. 하지만 경기 후반 박빙의 상태에서 1이닝 정도는 소화가 가능하다. 2차전 9회말 드러났듯이 김선우의 강점은 두둑한 배짱과 다양한 구종이다. 위기 상황에서도 타자를 맞혀 잡을줄 안다. 물론 전성기에 비해 구위가 떨어져 장타 허용의 위험도 상존한다. 그렇지만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는 두산 불펜에서 그나마 믿을 선수라는 점에서 활용폭을 높일 필요가 있다.

◆'오재일 카드' 써야 할 때

준플레이오프 2경기 동안 두산 3∼5번 타선은 타율 1할(20타수 2안타 1볼넷)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2경기에서 중심타자들이 기록한 타점은 '0'이었다. 무엇보다 4번타자 김현수의 부진이 심각하다. 8타수 무안타라는 기록보다 타구의 질이 문제였다. 8번의 타격에서 외야로 나간 타구가 1개에 불과했다. 김현수는 9월 이후 치른 20경기에서 타율 2할5푼에 그쳤다. 황병일 수석코치는 "큰 경기서 부진했던 옛 기억을 의식하는 것 같다. 그럴 필요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

두산은 타순 조정을 준비 중이다. 김진욱 감독은 "사실 4번 타순에 오재일이 나와야 정상이다. 11일 열리는 3차전에는 오재일을 내세울 복안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재일은 시즌 막판 손 부상으로 1루 수비가 어려줬지만 최근 상태가 무척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재일이 1루수 겸 4번타자로 나설 경우 김현수는 '제 자리'인 3번타자 좌익수로 돌아가게 된다. 김현수-오재일-홍성흔-이원석의 중심타선이 구축돼 타선의 파괴력이 몰라보게 배가될 수 있다.

시즌 55경기에 출장한 오재일은 타율 2할9푼9리 3홈런 28타점을 기록했다. 액면가보다 내용이 더 뛰어났다. 시즌 35안타 가운데 43%인 15안타가 장타였고, 득점권 타율도 3할4푼1리에 달한다. 비록 정수빈의 주루플레이 실수로 병살타로 연결됐지만 1차전 7회초에는 대타로 나서 중견수쪽으로 잘 맞은 타구를 날리기도 했다. 두산의 '히든 카드'로 꼽힌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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