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두산 베어스가 벼랑 끝에 몰렸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내주며 한 번만 더 지면 탈락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벼랑 끝에서 탈출해 다음 시리즈로 진출했던 경험도 있다. 지난 2010년 롯데와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었던 두산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먼저 2패를 당했지만 기적적인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3차전을 잡아라!…노경은을 믿는다
11일 열리는 3차전, 아직 공식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두산 선발은 노경은이 유력하다. 불펜, 타선이 모두 부진한 두산으로서는 선발 투수의 호투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노경은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올 시즌 넥센을 상대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노경은이다. 넥센과 4차례 맞붙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6.04를 기록했다. 마지막 맞대결이었던 9월29일 목동 경기에서는 박병호에게 홈런 2방을 내주는 등 5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그러나 장소가 잠실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노경은은 올 시즌 잠실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잠실구장 평균자책점(3.22)이 시즌 평균(3.84)보다 꽤 낮다. 지난 5월23일에는 넥센을 상대로 6.2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적이 있다.
만약 노경은이 호투를 펼치며 3차전을 승리로 이끈다면 두산도 분위기를 탈 수 있다. 분위기만 가져온다면 당초 장점으로 꼽혔던 경험 면에서의 우위를 통해 2010년 역전 시리즈의 재현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편한 안방에서 균형 맞춘다면 5차전 승부 가능
이래저래 두산은 안방 잠실구장이 편하다. 넥센과의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목동에서는 2승6패로 열세지만, 잠실에서는 5승3패로 우위에 있다. 특히 최근 잠실에서 벌어진 넥센과의 4경기에서는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일단 넓은 외야를 통해 두산이 자랑하는 '발야구'를 살릴 수 있다. 박병호, 강정호, 이성열 등 홈런 타자가 많은 넥센과는 달리 두산은 이종욱, 민병헌, 정수빈, 오재원 등 빠른 발을 이용하는 중장거리 타자들이 많다.
수비도 인조잔디인 목동과는 달리 천연잔디가 깔려 있는 잠실에서 훨씬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아무래도 잠실에서 많은 경기를 치러 본 두산이 수비 면에서는 넥센보다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구장 규모가 커 투수들도 넥센의 홈런포에 대한 두려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다. 홈런 타자가 많은 넥센에 확실히 불리한 조건이다. 올 시즌 양 팀의 구장별 상대전적이 판이하게 나타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일단 안방에서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어 2승2패로 균형을 맞춘다면 5차전에서 충분히 승부를 볼 수 있다. 5차전 장소는 다시 목동이지만, 쫓기는 입장이 될 넥센이 분위기 싸움에서 두산을 당해내기 만만찮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등 5전3선승제로 펼쳐진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2연패 뒤 2연승을 한 팀이 5차전에서 승리한 확률은 60%(5번 중 3번)다. 그 중 한 번이 2010년의 두산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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