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폐막작 '만찬' 감독 "흥행, 결국 관객의 힘"

[권혜림기자]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만찬'의 김동현 감독이 영화제 개·폐막작의 흥행 징크스에 대해 입을 열었다.

10일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폐막작 '만찬'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연출을 맡은 김동현 감독과 배우 정의갑·박세진·전광진·이은주가 참석했다.

약 1억원으로 작업한 저예산 영화 '만찬'으로 BIFF 폐막작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린 김동현 감독은 이날 BIFF 개·폐막작들이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질문에 웃으며 "개·폐막작 감독들이 지금 놀고 있다는 이야기도 한다"고 답해 여유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상업 영화 감독들이 기대 수익이 안 나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제 영화는 제작비가 1억원 수준이니 수익이 업(Up)이지 다운(Down)은 아니다"라고 알렸다.

"저도 세 번째 영화를 개봉한다"고 답을 이어 간 그는 "제 영화를 감히 비교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워낭소리'가 처음에 7개관으로 시작했다"며 "가시 효과가 있으니 영화 마케팅도 잘 해야 하지만, 적은 제작비로 만든 제 영화가 어디서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 심리는 없다"고 솔직히 말했다.

김동현 감독은 영화의 흥행을 오로지 관객의 선택에 맡겼다. 그는 "결국 관객에게 다가가는 것은 관객의 힘"이라며 "'워낭소리'가 영화의 힘 때문에 치고 나간 것이지 영화가 극장을 많이 잡아서, 언론이 특별한 이유로 홍보를 해 줘서 관객이 많이 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소신있게 밝혔다.

또한 "이것도 영화에 대한 초심"이라며 "한 편 한 편 만들어 흥행을 한 것은 아니지만, 영화 자체에 대한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에 대한 믿음도 있지만 매번 상실된다"며 "작업하는 입장에서 그 상실감은 스스로 복구가 된다. 제 안의 매커니즘이 있기 때문이다. 큰 기대도 실망도 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만찬'은 한 평범한 가족의 이야기다. 이혼을 하고 혼자 아들을 키워야 하는 여동생, 대리운전을 하며 어렵게 살아가는 남동생, 쪼들리는 형편이지만 쉽게 아들한테 돈 달라는 소리를 할 수 없는 늙은 아버지와 어머니는 각자 어려움을 견디며 살아간다. 그러나 장남이 실직을 하고 대리운전을 하던 남동생에게 사고가 생기면서 감당할 수 없는 불행이 닥쳐온다.

제18회 BIFF는 지난 3일 개막해 오는 12일까지 부산 해운대 일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