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두산 베어스의 '반전 불펜'이 끝내기 승리를 뒷받침했다.
두산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연장 14회말 터진 이원석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4-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두산은 2연패 뒤 첫 승을 신고, 탈락의 위기에서 극적으로 살아났다.
이원석의 끝내기 안타도 빛났지만 승리의 원동력은 완전히 넥센 쪽으로 넘어갈 분위기를 끝내 넘겨주지 않았던 불펜이었다. 1,2차전 패배의 결정적 원인이자 두산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불펜이 거꾸로 반격의 1승을 이끌어 낸 것이다.
이날 두산의 불펜에는 변진수(20), 윤명준(24), 오현택(28), 세 명의 투수가 버티고 있었다. 변진수는 고졸(충암고) 2년차, 윤명준은 대졸(고려대) 2년차에 오현택도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다. 포스트시즌 경험은 변진수가 두 번째, 윤명준과 오현택은 처음이었다. 그야말로 풋내기라고 할 수 있는 두 투수가 벼랑 끝의 팀을 살려냈다.
먼저 마운드에 오른 것은 변진수. 잘 던지던 선발 노경은이 7회초 김민성에게 동점 3점포를 얻어맞자 변진수가 서둘러 마운드에 올랐다. 변진수는 김민성의 극적인 홈런으로 뜨겁게 달아올라 있던 넥센 타선을 차갑게 식혔다.
동점을 내준 직후 강정호, 문우람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변진수는 유한준과 13구까지 가는 실랑이 끝에 포수 파울 플라이를 유도해내며 이닝을 끝냈다. 이어 8회초와 9회초 6타자를 상대해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자신의 임무를 마무리했다. 3이닝 퍼펙트 피칭이었다.
3-3의 스코어가 계속되는 가운데 변진수에 이어 윤명준이 마운드에 올랐다. 윤명준은 다소 불안했다. 10회초에는 1사 후 문우람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대주자 유재신의 도루를 저지하며 무사히 이닝을 끝냈다. 진짜 위기는 11회초였다.
선두타자 대타 이성열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윤명준은 1루에 견제를 시도하다 공을 불펜까지 날려보냈다. 이에 심판진은 대주자 김지수가 3루까지 진루할 수 있도록 인정했다. 순식간에 무사 3루의 위기에 몰린 것. 허무하게 점수를 내주며 3연패로 탈락하는 장면이 유력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윤명준은 위기에서 오히려 더 배짱 있는 투구를 펼쳤다. 서건창에게 과감히 몸쪽 빠른공을 던지며 삼진을 잡아낸 뒤 장기영 역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택근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이닝 종료. 12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윤명준은 김민성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강정호에게 병살타를 유도해내며 3이닝 무실점의 성적을 완성했다.
13회초 등판한 오현택은 14회초까지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뒤 덕아웃에서 14회말 두산의 공격을 지켜봤다. 두산 타선은 세 명의 불펜 투수들의 호투에 보답이라도 하듯 끝내기 승리를 일궈내며 반격의 시작을 알렸다.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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