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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유희관 "2연패 뒤 5차전 등판 준비했다"


14일 최종 5차전 선발 등판…'부드러운 승부사' 재현할까

[김형태기자] "준비는 끝났다."

두산 좌완 유희관은 승부사다. 평소 유들유들한 성격이지만 마운드에 오르면 무서울 정도로 집중한다. 겉으로는 약간 헐렁해보이지만 속으로는 누구보다 지기 싫어하는 승부욕이 꿈틀댄다.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 '느림의 미학'이란 수식어도 그의 승부사 기질을 설명해주는 표현이다. 시속 135㎞안팎의 느린 직구로도 상대 타자들을 언제든지 압도할 수 있음을 그는 올 시즌 내내 입증했다.

유희관의 진가는 지난 9일 목동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또 한 번 눈부시게 발휘됐다. 에이스 니퍼트가 나선 전날 1차전서 3-4로 패한 뒤 큰 부담을 안고 등판한 이날 유희관은 7.1이닝 동안 29타자를 맞아 단 3피안타 1실점으로 넥센 강타선을 꽁꽁 묶었다.

스트라이크존 외곽에 걸치는 제구가 살짝 벗어나면서 볼넷 5개를 허용했지만 삼진도 5개를 솎아내며 경기를 지배했다.비록 불펜의 난조로 인해 팀이 2-3으로 패했지만 유희관의 진면목을 모든 이가 재확인한 경기였다.

자기 몫을 200% 해냈지만 며칠간 유희관의 표정은 결코 밝지 못했다. 그는 "팀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오히려 지고 말았다. 이기지를 못했는데 내 기록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속이 끓는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마지막 등판을' 위해 일찌감치 준비를 시작했다. 그는 지난 11일 잠실 3차전에 앞서 "2차전이 끝난 다음부터 5차전 등판 준비를 시작했다. 팀이 2연패를 했어도 또 한 번의 기회가 올 것으로 믿는다. 우리가 이대로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분명히 5차전까지 끌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두산은 잠실에서 열린 3∼4차전을 내리 승리하고 시리즈 전적 2승2패를 만들었다. 그리고 14일 장소를 목동으로 한 번 더 옮겨 마지막 5차전을 치른다. 일찌감치 5차전 등판을 준비한 유희관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이다.

유희관은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 밖에 없다. 어차피 마지막인 만큼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내가 최대한 점수를 주지 않아야 한다"고 다짐했다.

두산은 이날 선발 유희관을 시작으로 거의 모든 투수를 대기시킨다는 방침이다. 지난 12일 4차전서 8회 구원등판해 마지막 2이닝을 던진 에이스 니퍼트가 또 한 번 불펜에서 출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차피 지면 끝인 만큼 5차전 승리가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두산의 올 시즌 운명을 두 어깨에 짊어지고 '부드러운 승부사' 유희관이 출격한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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