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내일은 핸킨스부터 다 나간다."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을 남겨 놓은 두산이 마운드 총력전을 선언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끌고 온 힘겨운 싸움을 끝낼 절호의 찬스다. 만약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LG에 진다면 또 5차전 혈투를 벌여야 한다. 체력은 이미 바닥을 드러낸 상태. 김진욱 감독은 "투혼을 발휘해 달라"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한국시리즈에 올라간다면 한 경기라도 빨리 끝내고 체력을 비축해 삼성을 만나야 한다.
꼭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 남았다. 4차전 승리다. 두산은 20일 선발 유희관을 앞세워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유희관은 준플레이오프 넥센전에 두 경기 선발 등판해 승패는 없었지만 평균자책점 0.63을 기록했다. 14.1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14탈삼진 1실점의 빼어난 피칭이었다. 김 감독은 "3차전에서 힘겹게 이긴 덕분에 내일(4차전)은 두산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 것 같다"고 기대했다.
문제는 유희관 다음이다. 2차전에서 선발 이재우는 1.2이닝 만에 2실점한 뒤 조기 강판했다. 이어 핸킨스가 올라와 2.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두산은 이날 총 7명의 투수를 투입하고도 0-2로 졌다. 타선이 LG 선발 리즈의 구위에 막혀 단 1안타를 때리는 데 그친 탓이다.
3차전 선발 니퍼트도 5.1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긴 했지만 기대에 확실하게 부응한 피칭은 아니었다. 6안타와 3볼넷을 내줬고, 삼진은 1개에 불과했다. 대량 실점은 막았지만, 안정적인 모습은 결코 아니었다. 김 감독도 "준플레이오프 불펜 등판 여파가 있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3차전에서는 니퍼트에 이어 김선우와 홍상삼, 정재훈이 나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5-4 승리를 거두는 동안 아찔한 장면이 속출했다. 9회 1점 차까지 쫓긴 1사 1루에서 투수는 홍상삼에서 정재훈으로 교체됐다. 곧이어 폭투에 잘 맞은 안타 2개가 나왔다. 두산은 역전 위기까지 몰렸지만, 외야수들의 호수비 덕분에 홈에서만 두 명의 주자를 잡아내며 간신히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러한 행운이 4차전에도 따를까. 벼랑 끝에몰린 LG도 무조건 총력전이다. 김기태 LG 감독은 "내일이 마지막이다. 던질 수 있는 선수, 뛸 수 있는 선수를 모두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3차전에서 52구를 던진 홍상삼은 이틀 연속 등판이 힘들다고 보면 나머지 두산 불펜진이 이를 악물고 달려들 LG 타선을 막아야 한다. 유희관 강판 후 불펜 운용이 두산의 4차전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효봉 XTM 해설위원은 "1, 3차전에서 홍상삼의 역할이 컸다. 이제 홍상삼이 없는 두산 불펜이 얼마나 안정감 있게 막아내느냐가 관건이다. 3차전처럼 팽팽하게 맞섰을 때 윤명준, 변진수, 오현택, 핸킨스의 투입 시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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