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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가을야구 '허무한 탈락' 그 후


선수들 단체 회식 통해 아쉬움 달래…프런트는 벌써 분주

[정명의기자] 아쉽게 마무리된 LG 트윈스의 가을야구였다. 11년만에 치르는 것이었기 때문에 아쉬움의 크기가 남달랐다.

가을야구의 '필수 아이템' 유광점퍼로 멋을 낸 LG 팬들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LG의 탈락이 확정된 뒤에도 오랫동안 관중석을 떠나지 못했다. 비록 4경기(1승3패)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지만, 시즌 내내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누구보다 아쉬웠던 것은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LG 선수단이다. 실책을 남발하는 등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완패했기 때문에 더더욱 속이 쓰릴 수밖에 없었다. 김기태 감독은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몇몇 선수들은 눈물까지 흘렸다.

LG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5로 패하며 탈락한 20일. 그 날 LG 선수단은 구단 버스를 타고 플레이오프를 준비하기 위해 합숙을 하고 있던 호텔로 이동했다. 버스 주위에 구름같이 몰린 팬들은 경기장을 빠져 나오는 선수들을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호텔에 도착한 선수들은 분한 마음을 달래며 단체 회식을 통해 시즌을 마감하는 자리를 가졌다. 술 한 잔이 빠질 수 없었다. 김기태 감독, 조계현 수석코치도 선수들과 술잔을 기울였다. 아쉬움을 훌훌 털어버리고 내년 시즌 재도약을 기약하는 자리였다.

프런트의 수장으로서 선수단을 이끌었던 백순길 단장도 선수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백 단장은 선수 한 명 한 명을 일일이 끌어안으며 올 시즌 활약을 격려했다. 그렇게 김기태 감독, 조계현 수석코치, 백순길 단장은 모두 그 날만큼은 모든 것을 잊고 각자의 주량을 넘어설 정도로 술을 마셨다. 주장 이병규를 비롯해 선수들에게 많은 잔을 받아든 조계현 코치는 오랜만에 기억을 잃기도 했다.

그렇다고 플레이오프 탈락의 아픔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김기태 감독은 곧바로 내년 시즌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백순길 단장도 김 감독과의 상의를 통해 마무리캠프, 스프링캠프를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새로운 기분을 위해 깔끔하게 머리도 잘랐다.

일단 선수들은 이번달 말까지 휴식을 취한다. 시즌 마지막까지 치열한 순위싸움이 펼쳐졌던 정규시즌, 플레이오프를 기다리던 준비기간, 또 플레이오프 4경기를 치르며 쌓인 피로를 풀 시간이다. 그리고 11월부터는 다시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정규시즌 2위로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를 낸 LG지만 여기에 만족할 수는 없다.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외국인선수 계약, FA 시장 체크 등으로 올 시즌 부족한 전력을 보강해야 한다. 군입대·제대 선수의 관리도 그 중 하나다.

LG의 11년의 기다림이 짧게 마무리됐다. 아쉬움은 도약을 위한 원동력이다. LG는 허무한 탈락을 뒤로 하고 강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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