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올 시즌 FC서울은 여러 편의 극적인 경기를 연출해 '서울 극장'이라 불렸다. 유독 올 시즌 서울 극장 개봉작이 많았다.
거의 질 것 같던 경기를 극적으로 역전시키거나, 이기고 있다가 큰 위기를 맞았을 때 극적으로 실점을 막거나, 서울은 재미와 감동이 뒤섞인 서울 극장을 연이어 개봉했다. 팬들의 반응도 좋았고 흥행에도 성공했다.
이제 서울 극장은 올 시즌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2013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위한 무대다. 이번 작품은 흥행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은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의 챔피언스리그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1차전 무승부. 그것도 홈에서 상대에 2실점을 하면서 기록한 무승부다. 사실상 서울이 불리한 상황이다. 오는 11월9일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차전. 서울은 승리하거나, 원정 다득점 원칙으로 인해 3골 이상을 넣으며 무승부를 거둬야 우승할 수 있다. 중국 원정 텃세, 광저우의 축구 열기 등 원정길에 나서는 서울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챔피언스리그 역사를 봐도 1차전 홈에서 무승부를 거둔 후 2차전 원정길에 올라 우승한 클럽은 없다. 아시아 클럽 대항전 역사에서 결승이 1, 2차전으로 치러진 경기 중 1차전 무승부는 두 차례 있었다. 그리고 두 경기 모두 1차전 원정에서 무승부를 거둔 팀이 2차전 홈에서 승리를 거둬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05년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가 알 아인(UAE)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만나 1차전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거둔 후 2차전 홈에서 4-2로 승리해 우승컵을 차지했다. 2007년 우라와 레즈(일본) 역시 세파한(이란)과의 결승전에서 1차전 원정 1-1 무승부, 2차전 홈 2-0 승리를 거둬 우승팀으로 등극했다.
'서울 극장'이 필요한 이유다. 확률로 봤을 때 2차전을 홈에서 치르는 광저우가 우승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역사는 항상 바뀌게 돼 있다. 언제나 새로운 역사를 준비하는 것이 축구다. 서울이 이번에 챔피언스리그에서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야 한다.
1차전에서 봤듯이 서울의 외국인 선수들 화력은 광저우의 특급 외국인 선수들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았다. 그리고 외국인 선수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단조로운 광저우의 공격보다는 조직력과 팀 컬러로 무장한 서울이 더욱 강한 힘을 내고 있다.
수비에서 허점을 보인 서울이지만 2차전에서는 경고 누적으로 1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차두리가 복귀한다. 또 서울 수비진은 광저우의 단조로운 공격 패턴도 이미 몸에 익혔다.
광저우에서 서울 극장이 화려하게 개봉돼야 한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반전 영화가 상영돼야 한다. 광저우가 유리한 상황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서울은 올 시즌 가장 강력한 무기, 서울 극장을 숨기고 있다. 광저우에서 서울 극장이 개봉된다면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무대에서도 서울 극장은 흥행 대박을 칠 수 있다.
서울 극장 개봉 날짜는 11월9일, 장소는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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