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삼성 라이온즈는 여전히 물러설 곳이 없다.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치르는 2013 한국시리즈에서 2승 3패로 밀리고 있다. 3년 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은 6, 7차전을 모두 이겨야 한다. 일단 31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6차전을 무조건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야 하는데 이 경기 선발투수의 중책은 외국인투수 릭 밴덴헐크에게 맡겨졌다.
6차전은 지난 25일 열린 2차전의 리턴매치다. 장소도 같은 대구구장이고 양 팀 선발도 밴덴헐크-니퍼트로 똑 같다.
그런데 맞대결 전부터 한 가지 변수가 생겼다. 바로 밴덴헐크의 등판 간격이다. 밴덴헐크는 지난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5차전에 중간계투로 나왔다. 선발 윤성환이 일찍 무너져 안지만이 3회 1사 후 긴급 투입됐고, 이어 7회부터 세 번째 투수로 밴덴헐크가 마운드에 올랐다.
밴덴헐크는 이날 2이닝을 던지며 6타자를 상대했다. 안타 한 개만 맞았고 삼진 2개를 잡아냈다. 투구수는 28개로 많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하루만 쉬고 선발로 등판한다는 부분이 삼성으로선 꺼림직하다. 정규시즌에서는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없다. 단기전이라는 포스트시즌의 특수성 때문이다.
승부를 7차전까지 끌고 가기 위해서 삼성은 마운드 전력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 밴덴헐크가 2차전 때처럼 호투를 해준다면 큰 문제는 없다. 당시 밴덴헐크는 5.2이닝 동안 99구를 던지며 24타자를 상대로 4피안타에 4사구 4개를 내줬지만 7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삼성은 밴덴헐크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다음이 또 걱정거리다. 5차전에서 중간계투로 나온 안지만은 3.2이닝을 소화하며 45개의 비교적 많은 공을 던졌다. 불펜 전문요원 안지만은 물론 연투가 가능하다. 30일 이동일 하루 휴식이 도움이 됐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5차전처럼 긴 이닝 투구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만약 밴덴헐크가 최소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내려가는 경우가 삼성에게는 큰 문제다. 이번 한국시리즈에 선발 1+1 카드로 활용되고 있는 차우찬이 있지만 그도 28일 4차전에서 선발 배영수가 일찍 마운드를 내려간 다음 무려 6.1이닝 동안 100구를 던졌다. 이틀 휴식으로 체력이나 구위가 얼마나 회복됐을 지는 의문이다. 이런 이유로 삼성 류중일 감독은 5차전 승리 후 '다시 한 번 1+1 카드를 사용하나?'라는 물음에 "글쎄요"라며 즉답을 피했다.
반면 두산은 니퍼트를 믿고 있다. 2차전 후 5일을 충분히 쉬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제 공을 던질 수 있다. 중반까지 리드만 잡는다면 선발요원인 유희관을 '+1 카드'로 마운드에 올려 승리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유)희관이의 경우 팀이 리드를 했을 때 중간에 투입할 생각"이라고 복안을 밝혔다.
이런저런 사정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밴덴헐크가 니퍼트보다는 더 외로운 싸움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밴덴헐크에겐 6차전이 이번 시즌 한국무대 마지막 등판이다. 최대한 오래 버티겠다는 각오로 마운드에 오를 것이며, 승부를 7차전까지 끌고 가야 하는 삼성이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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