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2013 한국시리즈 최종전이 열리는 1일 대구구장에 팝송이 울려퍼졌다. 홈 팀 삼성 선수들이 먼저 그라운드로 나와 몸을 풀 때 구장내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닐 다이아몬드가 작곡하고 부른 '스위트 캐롤라인'이 흘러나왔다.
'스위트 캐롤라인'은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 펜웨이파크에서 원정팀의 8회초 공격이 끝난 뒤 공수교대 과정에서 사용하는 음악으로도 유명하다. 펜웨이파크에서 이닝 사이에 배경음악을 선정하는 일을 맡았던 에이비 토비 음악감독이 지난 1998년부터 이 노래를 틀었다.
처음에는 정해진 순서 없이 아무 때나 곡을 틀었다. 하지만 2002년부터 현재처럼 8회초말 공수교대 시간에 '스위트 캐롤라인'을 틀었고 펜웨이파크에 모인 관중들은 노래 후렴구를 다같이 따라 부르는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펜웨이파크는 아니지만 대구구장에서도 삼성 선수들이 몸을 푸는 한 시간 동안 내내 '스위트 캐롤라인'이 들렸다. 이 곡을 틀어달라고 요청한 주인공은 채태인이다.
채태인은 '스위트 캐롤라인'이 익숙하다. 그는 부산상고 재학 시절 왼손 투수 유망주로 꼽혔다. 2001년 신인지명에서 2차 10번으로 두산에게 지명받았지만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입단을 거절하고 보스턴이 제시한 계약서에 사인을 한 뒤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러나 일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채태인은 어깨를 다치는 바람에 더 이상 투수로 활동할 수 없었고 2002년 보스턴을 떠났다. 메이저리그에 제대로 도전하지도 못하고 꿈을 접어야 했다. 짧은 보스턴 생활이었지만 이 노래 만큼은 잊지 않았다.
채태인은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을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타자 전향에 성공해 현재 팀의 중심타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6차전까지 6경기에 모두 출전해 25타수 7안타 2홈런 4타점을 기록 중이다.
채태인은 "이승엽 선배가 좋다고 제목을 뭐냐고 물어봤다"며 "편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나 또한 매우 좋아하는 곡"이라고 말했다. 채태인은 훈련 내내 '스위트 캐롤라인'을 콧노래로 따라 불렀다. 그는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보스턴의 기운을 우리 팀도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노래를 골랐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조이뉴스24 대구=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