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2014 브라질월드컵이 7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 전 세계 축구팬들은 월드컵을 기다리며 설레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되고 있다. 또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활약에 대한 기대감도 증폭되고 있다. 가히 이제는 월드컵의 시간으로 향해가고 있는 것이다.
월드컵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지금, 싸늘한 관심과 열악한 지원, 환경 속에서 또 다른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이들 역시 세계적 축제 월드컵을 준비하는 국가대표들이다. 관심을 덜 받는다고 해서 월드컵에 대한 열정과 꿈이 덜하지는 않다. 바로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2015 캐나다 월드컵 본선행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아직 한국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티켓을 확보하지 못했다. 아시아에 배정된 월드컵 본선 티켓은 5장이다. 내년 5월에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5위 안에 들어야 월드컵 본선에 나갈 수 있다.
한국은 무난히 월드컵 본선으로 나갈 수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2011 월드컵에서 일부 선수들의 금지 약물 복용이 들통나 2015 캐나다 월드컵 출전권이 박탈됐다. 한국은 일본, 중국 등과 함께 월드컵 본선행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과연 이 선수보다 간절히 바라는 이가 또 있을까. 한국 여자 축구의 '소녀'를 넘어 '여제'로 거듭난 지소연(22, 고베 아이낙). 그녀는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과 본선 활약, 그리고 여자 축구의 성장과 발전, 뜨거운 관심을 받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조이뉴스24는 자타가 인정하는 한국 여자축구의 '에이스' 지소연과 지난 1일 전화 인터뷰를 했다. 지소연은 지난달 31일 캐나다에서 열린 캐나다와의 친선경기를 마치고 바로 일본으로 향했고 소속팀 고베 아이낙으로 복귀한 후 인터뷰를 가졌다.
지소연은 먼저 캐나다와의 평가전에서 한국이 0-3으로 패배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그는 "지금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과정에 있다. 캐나다로 가서 경기를 했는데 0-3으로 졌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하지만 내용은 좋았다. 슈팅 횟수도 우리가 더 많았다. 운동할 시간이 부족했는데 캐나다전으로 좋은 경험을 했다. 올해 마지막 A매치를 치렀는데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패배에도 밝은 목소리를 잃지 않았다.
이어 지소연은 월드컵 본선을 향한 강한 열정을 드러냈다. 지소연이 월드컵에 특히나 더 큰 열정을 가지는 이유가 있다. 성인 대표팀 최고의 무대에서 활약하고 싶은 마음도 있겠지만 더 큰 이유는 지난 2010년 한국에 여자 축구 열풍이 분 직후인 2011년 월드컵에 나가지 못해 그 분위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2010년 한국에는 여자 축구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한국 여자 U-20 대표팀은 U-20 월드컵에서 3위에 오르며 여자 축구 열풍의 시작을 알렸다. 당시 지소연은 실버볼과 실버슈를 수상하며 여자 축구 열풍의 '중심'에 섰다. 또 이어 벌어진 U-17 월드컵에서 한국이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 축구 열풍은 절정에 다다랐다.
하지만 2011년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여자 축구 붐은 지속되지 못했다. 청소년 대표팀의 비상에 이어 성인 월드컵까지 나가 선전했다면 여자 축구 열기는 지금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을 것이다. 이 부분이 지소연이 2015 월드컵 본선을 열망하는 가장 큰 이유다.
지소연은 "2010년에 여자 축구 열풍이 불었는데 2011년 월드컵 본선에 나가지 못해 너무나 아쉬웠다. 여자 축구 붐이 사라진 것도 너무나 아쉬웠다. 그래서 이번에는 반드시 월드컵 본선에 나가야 한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2015년 캐나다를 주시하고 있었다.
이어 지소연은 "북한이 이번에 월드컵에 나가지 못한다. 아시아에서 5팀이 나갈 수 있다. 우리가 월드컵 본선에 나갈 가능성이 높다. 태국과 대만에 지지 않는다면 무난히 월드컵 본선에 나갈 수 있다. 우리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 나갈 수 있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 나가면 12년 만이다. 월드컵에 나가야 여자 축구도 발전할 수 있다"며 월드컵 본선행을 자신했다.
사실 한국 남자 축구는 월드컵에서 영광의 순간들을 많이 연출했다. 2002년 4강 신화가 있었고, 2010년 남아공에서는 원정 월드컵 사상 첫 16강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자 축구 월드컵은 '흑역사' 뿐이다. 한국 대표팀은 총 6번의 여자 월드컵에서 단 한 번 본선에 올랐다. 2003년 미국 월드컵 때 본선에 처음 진출했지만 3전 전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지소연은 그래서 더 독한 다짐을 하고 있다. 선배들이 해내지 못했던 영광을 처음으로 느껴보려 한다. 지소연이기에 그렇게 해야 한다. 그녀는 대표팀의 '상징'과 같은 존재다. 지소연이 비상하면 할수록 여자 대표팀도 더 높이 날아오를 수 있다.
지소연은 "내가 대표팀 중심이라는 말은 내가 더 잘해야 된다는 말이다. 굉장히 어깨가 무겁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할 것이다. 아직 내가 대표팀에서 맏언니는 아니다. 그래도 경험이 많은 편이다. 내가 대표팀을 잘 이끌어가야 한다"며 중심 선수다운 역할을 해낼 것이라 자신했다.
한국이 캐나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다면 지소연에게는 첫 번째 월드컵이다. 그래서 더 기대되고, 그래서 더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지소연은 캐나다에서 다시 한 번 한국 여자 축구의 열풍을 일으킬 생각만 하고 있다.
지소연은 "나는 월드컵에 나간 경험이 없다. 꼭 한 번 나가고 싶다. 성인 월드컵에서도 내가 어떤 활약을 할 수 있을지 경험해 보고 싶고, 내가 얼마나 통할지 시험해보고 싶다. 다시 한 번 일을 내보고 싶다"며 'Again 2010'을 외쳤다.
<②편에 계속…>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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