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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감독의 진화, FC서울의 미래는 최용수다


최용수 감독의 서울, 지난해 리그 우승 이어 올해 ACL 준우승 업적

[최용재기자] 지난 2011년 최용수라는 이름 뒤에 감독이라는 명칭이 처음 붙었다.

정식 감독은 아니었다. 감동대행이었다. 2011년에 FC서울 감독으로 부임한 황보관 감독이 부진을 거듭하자 시즌 중 사퇴했고, 수석 코치였던 최용수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서울의 지휘봉을 잡았다.

최용수 감독대행이 서울의 지휘봉을 잡자 서울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서서히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고,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었던 바닥 순위도 서울답게 조금씩 올라갔다. 시즌 중 7연승 행진을 달리는 등 최용수 대행의 서울은 거침없었다.

지휘봉을 처음 잡았던 최용수 감독대행의 첫 시즌 성적표는 정규리그 3위였다. 무너져가던 팀을 정규리그 3위로 마무리 지었다. 당시 준플레이오프에서 돌풍의 울산에 무너지기는 했지만 감독대행의 한계 아래서 만들어낸 소중한 결실이었다.

2012년 최용수 대행의 꼬리표가 사라졌다. 2011시즌 가치를 인정받은 최용수 감독대행은 2012시즌 정식 감독이 됐다. 감독 최용수의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그의 첫 감독 인생은 너무나 화려했다. 초보 감독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위대한 결실을 일궈냈다.

2012시즌 서울은 K리그 최강이었다. 서울은 압도적인 성적으로 K리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데얀, 몰리나의 화력은 절정에 다다랐고, 서울 선수들의 조직력과 끈끈함은 K리그를 지배하기에 충분했다. 최 감독은 감독 데뷔 첫 해 우승컵과 함께 감독상이라는 영광도 품었다.

화려했던 2012년을 보낸 후 최 감독은 2013시즌을 맞이했다. 2년차 감독의 목표는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였다. K리그 챔피언의 자격으로 참가한 챔피언스리그. 최용수호는 아시아 무대에서도 거침없었다.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한 후 16강 베이징 궈안, 8강 알 아흘리, 4강 에스테그랄 등 아시아의 강호들을 연파하며 대망의 결승전까지 올랐다. 2년차 감독이 아무나 밟을 수 없다는 ACL 결승 무대까지 오른 것이다. 아시아 클럽 대항전 역사상 처음으로 5회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한 K리그. 최용수호가 만들어낸 역사였다.

결승 상대는 '중국의 맨체스터 시티'라 불리는 광저우 에버그란데였다. 어마어마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광저우였다. 그에 비하면 서울은 초라해 보일 수밖에 없었다. 마르첼로 리피 광저우 감독의 연봉이 최용수 감독의 연봉 60배가 넘는다. 선수들 몸값도 차이는 컸다. 막강 자금력의 든든한 지원을 받은 광저우는 강했다.

그래서 모두가 광저우의 우승을 예상했다. 광저우는 ACL 토너먼트에서 압도적인 화력을 자랑하며 결승까지 안착했다. 모두의 예상이 맞아 떨어졌다. 광저우는 결승 1차전 원정에서 2-2 무승부, 2차전 홈경기 1-1 무승부를 거둬,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서울을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서울은 결승 두 경기에서 광저우와 모두 비기며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지만 우승컵을 들지는 못했다.

2년차 감독 최용수의 ACL 도전기도 여기서 끝났다. 화려한 우승컵을 바랐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비록 우승컵은 놓쳤지만 서울은 미래를 봤다. 지금 당장 우승컵을 얻는 것보다 앞으로 더 큰 결실과 영광을 낳을 수 있는 가능성을 품은, 밝은 미래를 봤다. 서울의 미래, 바로 최용수 감독이다.

감독 2년차에 팀을 ACL 결승까지 올려놓았다. 앞으로 얼마나 큰 가능성을 품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결과다. 또 올 시즌 ACL을 치르는 과정을 보면 최용수 감독의 지도자로서 진화를 느낄 수 있다. 그동안 ACL에서 단 한 번도 높이 올라가보지 못한 서울이 최 감독의 지휘 아래 준우승까지 일궈냈다. 이 점이 최 감독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부정할 수 없는 최 감독의 힘이다.

그리고 이번 우승 실패가 큰 자산과 경험으로 최 감독의 미래에 자양분이 될 것이다. 결승전 상대 감독이었던 65세의 리피 감독은 세계적 명장이다. 연봉뿐만 아니라 경험 면에서도 최 감독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최 감독은 리피 감독을 상대해서도 뒤지지 않았다. 올 시즌 ACL 무대에서 천하의 리피 감독을 유일하게 긴장시킨 감독이 최 감독이었다. 미세한 차이가 우승팀과 준우승팀을 갈라놓았을 뿐이다.

최 감독은 ACL 준우승으로 또 한 번 배웠고 또 한 번 진화할 수 있었다. 마지막 부족했던 우승 마무리, 그 한 끗의 차이도 실패와 좌절의 경험, 상대 감독이 주는 교훈 등으로 채울 수 있다. 최 감독에게 경험이라는 무기가 더해진다면? 최용수 감독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감독 1년차 K리그 우승, 2년차 ACL 준우승. 실로 대단한 업적이다. 아무나 이룰 수 없는 영광이다. 어떤 2년차 감독이 이런 일들을 해낼 수 있겠는가. 최 감독이기에 가능했고 최 감독의 힘이 만들어낸 기적같은 일이다. ACL에서 우승하지 못했다고 폄하할 일이 아니다. ACL 결승까지 간 것에 박수를 보내야 할 때다.

서울은 올 시즌 리그 4위를 달리고 있으며 이대로라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이 유력한 상황이다. 내년 3년차가 될 최 감독의 아시아 도전기를 기대해 본다. 그가 진화하는 만큼 서울도 진화할 수 있다. 최용수 감독의 미래가 곧 서울의 미래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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