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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의 FA' 이병규, 보이지 않는 '팀 공헌도'


2년간 주장 완장, 11년만의 팀 PS 진출에 적지 않은 영향

[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적토마' 이병규(39)가 개인 두 번째 FA 권리를 행사했다. LG 구단은 이병규와의 계약 규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병규가 LG에 잔류할 것은 기정사실이다. 이병규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이적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계약 조건. LG는 이병규의 나이가 적지 않음에도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는 점에서 섭섭하지 않은 대우를 해주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올 시즌 이병규는 타율 3할4푼8리 5홈런 74타점의 성적을 남기며 최고령 타격왕에 올랐다. 또한 최고령 사이클링히트, 10연타석 안타 등을 기록하며 나이를 거꾸로 먹은 듯한 활약을 펼쳤다. 이병규의 이런 활약은 LG가 11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원동력이 됐다.

여기에 보이지 않게 팀에 공헌한 점도 있었다. 이병규는 지난 시즌부터 주장을 맡아 유니폼에 'C(Captin)'자를 새겼다. 2년간 주장 역할을 수행하며 경기 외적으로도 팀에 큰 힘이 됐던 이병규다. 올 시즌 LG가 달라졌다는 평가와 함께 정규시즌 2위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주장 이병규의 역할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병규가 강조한 것은 팀워크, 자신감, 즐기는 야구 크게 세 가지였다. 그동안 LG가 갖추지 못하고 있던 대표적인 요소들이다. 아울러 이병규는 후배들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도 힘을 쏟았다. 그 결과 LG는 올 시즌 기나긴 암흑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먼저 주장 이병규는 경기 시작과 함께 선수단 전원이 덕아웃에서 함께 경기를 지켜보게 했다. 과거 투수조의 경우 불펜에 따로 앉아 끼리끼리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던 분위기에 손을 댄 것이다. 중간 계투 투수들이 몸을 풀 일이 없는 3회까지는 그렇게 했다. 이병규가 정한 철칙이었다.

이병규는 "이야기를 하더라도 같이 덕아웃에 앉아서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며 "조금 좁더라도 오히려 살을 부딪히면서 스킨십을 하면 더 돈독해질 수 있다. 어색한 사이였는데 아무래도 한 마디라도 더 하게 되면서 서로를 더 알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병규는 "인상쓰지 않기, 땅보고 걷지 않기 같은 것들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들이었다. 실책하고 병살타를 쳐도 자신감 있게 행동하라고 했다"며 "그러면서 연승도 하고 위닝 시리즈도 계속 이어지면서 후배들한테 진짜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고 돌아봤다.

자신감은 곧 즐기는 야구와도 이어졌다. 이병규부터 그라운드에서 즐겁게 야구를 했다. 후배들에게 즐기라고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즐거워야 했기 때문이다. 이병규는 "내가 즐거워서 저절로 '으쌰으쌰' 동작이 나왔는데, 후배들도 어느새 따라하고 있더라"며 "세리머니에 이름까지 붙은 걸 보면 밖에서 보기에도 좋아 보였나보다"고 전했다.

또한 이병규는 야구장을 벗어나는 순간 후배들의 사생활을 존중해 주면서도 지켜야 할 선은 철저히 지키도록 했다. 최근 2년간 LG에서 야구 외적인 잡음이 들리지 않았던 것은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과 함께 주장 이병규의 공도 컸다.

이병규는 "야구장을 나서는 순간부터는 선수들 개개인의 인생 아닌가. 단, 지켜야 할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SNS 등으로 시끄러워질 경우 벌금을 높게 매기고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자체 규정을 강화한 것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이병규는 주장 완장을 내려놓기로 했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나 팀을 뒷받침하기로 한 것이다. 이제 곧 이병규는 FA 계약을 맺는다. 이번 FA 계약에는 지난 2년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헌한 것에 대한 보상도 포함돼 있을 전망이다. LG 구단은 이병규에게 합당한 대우를 고심 중에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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