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디펜딩챔피언 IBK 기업은행은 지난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2013-14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발목을 잡힐 뻔 했다. 이날 IBK 기업은행은 낙승이 예상됐지만 고전했다.
3세트까지 세트스코어 1-2로 끌려갔다. 4세트에서도 흥국생명에게 추격을 당해 세트를 내주고 경기에 패할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IBK 기업은행은 뒷심을 보이며 4세트를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5세트에서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흥국생명을 몰아 붙여 결국 역전승에 성공했다.
IBK 기업은행은 이날 승리로 시즌 개막 후 3연승으로 내달리며 여자부 1위를 지켰다. 남녀부 통틀어 12일 현재까지 무패팀은 IBK 기업은행과 KGC 인삼공사 둘 뿐이다.
하지만 이날 IBK 기업은행은 승부애선 마지막에 웃었지만 경기내용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IBK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은 "사실 경기를 어렵게 치를 거라고 봤다"며 "2, 3일전부터 선수들의 컨디션이 뚝 떨어졌다"고 했다.
여기에 이날 새로 문을 연 계양체육관까지 이동 문제도 선수들의 컨디션을 떨어뜨린 원인 중 하나였다. 지난 시즌까지 남자부 대한항공과 흥국생명은 도원체육관을 홈코트로 함께 사용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계양체육관으로 옮겼고 원정팀도 이곳으로 와 경기를 갖는다.
이 감독은 "도원체육관과 견줘 이동거리가 조금 더 늘어났다"며 "고속도로에서 내려와 곧바로 계양체육관으로 오는 길이 없기 때문에 4km 정도 더 돌아서 왔다"고 했다. 계양체육관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진출로인 계양 IC와 접근성이 조금 떨어진다. 그리고 일산 방향을 기준으로 할 때 앞선 진출로인 중동 IC부터 상습 정체구간이다.
IBK 기업은행 선수단 숙소는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이다. 도원체육관과 견줘 계양체육관이 거리상으로 더 가까워 졌지만 교통 체증과 진출로 문제 등이 겹쳐 이중고를 겪었다. 특히 10일처럼 토, 일요일이 낀 주말에는 교통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선수단이 도로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늘어난다.
이 감독은 "코트 적응 훈련 때문에 전날(9일) 계양체육관에 왔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면서 "핑계는 아니지만 이동거리와 시간 때문에 선수들이 무척 힘들어했다. 다음 번 계양 원정길에는 전날 경기장을 찾지 않을 생각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V리그 남녀팀들은 보통 경기 하루 전날 경기장을 먼저 찾아 코트 적응 훈련을 실시한다. 홈과 원정팀 모두 마찬가지다.
한편 홈팀인 흥국생명도 이동거리와 시간이 더 늘어났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계양체육관이 새 시설이라 괜찮다. 조명도 도원체육관과 견줘 더 밝고 그래서 선수들이 뛰고 관중들이 경기를 지켜보는 것도 더 나아졌다"면서도 "숙소에서 오는 데 시간이 예상보다 더 걸렸다"고 전했다. 흥국생명 선수단 숙소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상하동에 있다.
계양체육관은 인천시가 2014 아시아경기대회를 치르기 위해 새로 지은 경기장이다. 지난 10월 초 개장해 전국체육대회 배드민턴과 핸드볼 일부 경기를 치렀다. 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배드민턴 경기장으로 사용된다.
당초 흥국생명과 대한항공은 배구전용구장으로 만들어진 송림체육관을 홈코트로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체육관 주변 환경이 관중들이 찾기에 좋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자 계양체육관으로 이동을 결정했다. 한편 2014 아시아경기대회 남녀배구경기는 예정대로 송림체육관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조이뉴스24 인천=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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