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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 1∼2번' 한화, 테이블세터 숙원 풀었다


정근우-이용규 국가대표 리드오프 동시 영입 효과

[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가 숙원을 풀었다. 강력한 테이블세터진의 구축이다.

한화는 17일 정근우(31)와 이용규(28)의 동시 영입을 발표했다. 두 선수가 각각 SK, KIA와 협상이 결렬되자 신속하게 움직여 도장을 찍었다. 정근우는 4년간 70억원, 이용규는 4년간 67억원의 조건이다.

그동안 공격의 물꼬를 터야 하는 테이블세터진은 한화의 오랜 고민이었다. 전통적으로도 한화는 1,2번 타순보다는 3~5번 중심타선의 무게감으로 타선을 꾸렸던 팀이다. 구장 규모가 작아 장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것이 하나의 이유였다.

톱타자로는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이정훈(한화 2군 감독), 2000년대 초반 이영우(한화 코치) 정도가 뚜렷한 활약을 보여줬을 뿐이다. 최근에는 강동우가 2009년 깜짝 등장했지만 활약은 길지 않았다. 올 시즌 역시 마찬가지. 고동진, 이대수, 오선진, 강동우 등이 돌아가며 톱타자로 나섰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테이블세터진의 구축은 한화의 숙원이었다. 컨택 능력과 빠른발을 겸비한 톱타자의 부재는 한화의 아킬레스건이었다. 그랬던 한화가 한꺼번에 수준급 톱타자 요원 2명을 한꺼번에 영입한 것이다. 이용규가 어깨 수술로 인해 정상 복귀까지 시간이 걸린다고는 해도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저절로 높아지고 있다.

정근우와 이용규 모두 국가대표팀에서도 테이블세터를 맡는 선수들이다. 두 선수 모두 정교한 타격에 도루 30개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빠른발을 갖고 있다. 특히 이용규는 소위 '용규놀이'라고 불리는 뛰어난 커트 능력으로 상대 투수들의 투구수를 늘리는 신통한 능력까지 보유했다. 정근우는 펀치력도 갖췄다.

이제 한화는 김태균, 최진행이 포진할 중심타선 앞에 푸짐하게 밥상을 차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여기에 올 시즌 팀 도루 최하위에 그쳤던 느림보 구단에서 기동력을 살려 다양한 작전을 구사할 수 있는 팀으로 변신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이제 정근우와 이용규 두 선수를 어떻게 조합해 1,2번 타순을 구성하느냐가 고민이 됐다. 일단 이용규가 복귀하기까지는 정근우가 톱타자를 맡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용규까지 복귀한다면 한화는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을 테이블세터진을 보유하게 된다.

한화 구단 역사를 통틀어서 가장 강력한 테이블세터진이다. 역대 한화의 어느 시즌에서도 국가대표 2명이 1,2번타자를 맡았던 적은 없다. 정근우, 이용규 영입으로 구단 전통적인 약점이었던 부분이 오히려 강점이 된 한화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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