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1차 점검은 모두 끝났다. 이제 본격적으로 브라질 로드맵을 그려야 한다.
홍명보호가 20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와의 평가전을 끝으로 올해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제 다음달 7일 오전 브라질 코스타도 사우이페에서 열리는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추첨만이 남았다.
조추첨 결과를 받아든 홍명보호는 내년 1월 브라질→미국으로 이어지는 3주간의 전지훈련에 돌입한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남아공→스페인으로 해외 전지훈련을 다녀왔던 동선과 비슷하다. 미국에서는 코스타리카, 멕시코, 미국 등과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유럽파들의 차출은 한창 시즌 중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자연스럽게 K리그와 일본, 중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 중심으로 선발을 해 최종 옥석 가리기와 조직력 점검에 집중해야 한다.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25명을 소집해 테스트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홍명보 감독은 1월 전지훈련에 대해 나름대로의 구상을 내놓았다. 젊은 대표팀의 노련미를 보강할 수 있는 베테랑의 선발이다. 현 대표팀은 젊고 역동적이라는 평가를 들으면서도 흐름을 조율할 수 있는 경험 풍부한 자원이 없어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 감독도 20일 귀국 인터뷰에서 "어떤 선수가 월드컵 본선에 갈 수 있는 경쟁력이 있는지 이 부분을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 또 팀의 균형에 있어 선참 선수들과 중선참 선수들의 균형적인 면을 고려해야 한다"라는 구상을 내놓았다. 각 포지션별 베테랑의 기용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홍명보호는 전체적으로 젊어진 것이 사실이다. 이번 스위스-러시아 2연전에 선발된 대표선수의 평균 연령이 24.3세다. 남아공월드컵 본선 당시의 27.5세와 비교하면 3살 이상 낮아졌다. 최선참이었던 중앙 수비수 곽태휘(32, 알 샤밥)가 유일한 30대였다.
1월 전지훈련에서 곽태휘의 합류는 어렵다. 사우이아라비아리그는 가을에 시작해 봄에 끝나는 추춘제다. 중동권 선수들까지 제외하면 선발할 수 있는 폭은 더 줄어든다.
관심은 K리거에 집중된다. 지난 7월 동아시안컵 엔트리 구성 당시 홍 감독은 2배수에 가까운 예비엔트리를 가지고 있었다. 상황과 기량 변화에 따라 선발이 달라질 수 있지만 대표팀의 전체 균형을 바라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전망이다.
동아시안컵 당시 선발했던 선참급 자원 중에서는 단연 염기훈(30, 경찰축구단)이 눈에 띈다. 2010 남아공월드컵 출전 경험을 무시할 수 없는데다 A매치도 47경기를 소화했다. 동아시안컵 이후로 중용되지 않았지만 왼발 스페셜리스트라는 희소성이 있는데다 경기력도 K리그 클래식에 적응해 충분히 선발 가능하다.
베테랑 중의 베테랑 이동국(34, 전북 현대)의 복귀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동국은 최근 오른쪽 무릎관절 내측 인대 부분 파열 부상에서 돌아와 경기 감각을 끌어 올리고 있다. 스스로도 월드컵 출전 의지를 꺾어 본 적이 없다. 아름다운 월드컵 마무리를 꿈꾸는 그에게는 다시 없는 기회다. 부상 트라우마를 걷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이 외에도 오범석(29, 경찰축구단), 하대성(28, FC서울), 황지수(32, 포항 스틸러스), 김치우(30, FC서울) 등 경험 있는 선수들이 홍 감독의 부름을 받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오범석을 제외하면 월드컵 본선 경험이 없다는 것이 약점이지만 성숙한 기량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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