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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 수원, 보장없는 미래만 바라보나


'리빌딩' 앞세운 시즌, 허약함만 더 눈에 띄어

[이성필기자] 시즌은 끝나지 않았지만 수원 삼성의 손에는 아무것도 들려있지 않다.

수원은 23일 울산 현대에 1-2로 패했다. 승점 50점에 머무르면서 작은 희망으로 남았던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은 FC서울(58점)로 넘어갔다.

오히려 수원은 남은 두 경기를 걱정해야 한다. 6위 부산 아이파크(49점), 7위 인천 유나이티드(47점)와의 승점차가 적다. 인천은 수원보다 한 경기를 더 치러 순위가 바뀔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부산이 문제다. 만약 24일 서울을 이기고 남은 두 경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게 될 경우 수원은 경우에 따라 6위로 시즌을 마칠 수도 있다. 리빌딩을 내세우며 서정원 감독 체제로 첫 시즌을 보낸 성적에 '신흥 명문'이라는 입지를 생각하면 씁쓸함만 밀려온다.

올 시즌 전체를 생각하면 안타까움 그 자체다. 공격을 조율하는 김두현이 지난 3월 17일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다. 7개월여를 재활에 매달려 온 김두현의 이탈은 치명적이었다. 이용래가 여름에서야 부상에서 돌아오자 박현범이 이탈하는 등 부상 도미노에 울었다.

서정원 감독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갔다. 나름대로 전술을 구사하려고 하면 부상자가 발생해 애를 먹었다. 수비라인은 거의 매경기 다른 조합으로 나서 안정성이 떨어졌다.

수원의 올 시즌 목표는 '리빌딩'이었다. 서 감독은 유스팀 출신의 권창훈, 미상기, 연제민은 물론 '젊은피' 김대경, 추평강 등 23세 이하 선수들에게 적절히 출전 기회를 보장했다.

초반에는 기존 선수들과 잘 섞이는 듯 했지만 서서히 경험 부족이 드러나는 한계를 노출했다. 리빌빙도 기존 멤버와 잘 섞이면서 바뀌어야 하는데 부분마다 엇나가고 말았다. 경험이 있었던 외국인 공격수 라돈치치, 보스나, 스테보가 구단의 긴축재정에 따라 팀을 떠나면서 결정적인 순간에는 무너지는 약점을 노출했다.

최근 5연패의 내용을 살펴보면 수원의 약점은 뚜렸하다. 선제골을 넣고도 전체 경기 운영 능력이 후반에 떨어지면서 연이어 골을 내주고 무너지는 공식을 답습했다. 5연패 모두 1골차 패배였고 심지어 4경기는 1-2였다. 염기훈이 전역 복귀 했지만 결정력을 갖춘 자원의 부재는 치명타로 작용했고 챔피언스리그 티켓과도 멀어졌다.

물론 당장의 성적보다는 미래를 바라본다는 것이 수원의 기본적인 방침이다. 울산전 출전 엔트리에서 수원의 미래 정책은 확실하게 드러났다. 울산에 23세 이하 선수가 골키퍼 김승규 혼자였지만 수원은 대기명단의 권창훈, 조지훈, 김대경, 구자룡, 신세계에 선발 민상기, 홍 철 등 무려 7명이었다.

그러나 구단의 씀씀이가 줄어든 상황에서 아름다운 미래를 기대한다는 것은 꿈에 불과하다. 연봉 공개라는 직격탄은 수원을 상위권에서 중위권 팀으로 내려 놓았다. 미래 자원에 즉시 전력감을 영입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이상적인 팀이라는 축구 지도자들의 생각과도 한참 거리가 멀다.

축구팬 사이에서는 "상위 스플릿에서 가장 만만한 팀은 수원"이라는 농담이 오갈 정도로 수원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수원 관계자도 "현 전력으로 내년에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차근차근 내실있게 팀을 다지는 것이 낫다"라고 자조했다. 이래저래 험난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수원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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