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공식 인터뷰가 처음이라 긴장했나봐요." 삼성화재 세터 유광우는 기자회견장에 함께 들어온 팀 리베로 김강녕을 보고 농담을 건넸다.
삼성화재는 2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라이벌전이어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지만 결과는 삼성화재의 완승이었다.
삼성화재는 장점으로 꼽히는 수비 조직력이 변함없이 강했다. 지난 시즌까지 팀 수비의 기둥 격이었던 리베로 여오현은 이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삼성화재를 상대했다. 오프시즌 동안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이적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여오현을 대신할 자원으로 역시 FA였던 이강주를 영입했다. 그러나 이강주는 지난 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개막전에서 여러 차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친정팀으로 복귀한데다 여오현의 빈 자리를 메워야 한다는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 아울러 허리 부상 탓으로 훈련 시간이 부족했던 부분도 올 시즌 초반 컨디션이 좋지 못한 원인이 됐다.
이강주의 부진을 메운 선수가 있다. 바로 팀의 2번째 리베로인 김강녕이다. 그는 지난 1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러시앤캐시전을 시작으로 이날 현대캐피탈전까지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김강녕은 이날 삼성화재의 3-0 승리에 힘을 보탠 뒤 "그래도 이강주 선배가 나보다 더 뛰어난 선수"라고 했다. 여오현이 팀에 있었을 때 김강녕은 코트에 나설 시간이 거의 없었다. 리베로가 아닌 보조 레프트로 웜업존에서 대기하다 가끔 원포인트 서버로 나갔을 뿐이다. 그러나 그 때도 김강녕은 '꼭 여오현 선배를 뛰어 넘는 최고의 리베로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김강녕은 삼성화재 입단 후 한 시즌 만인 2009년 유니폼을 벗은 적이 있다. 운동량이 만만치 않았고 안팎으로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삼성화재를 떠나서도 배구공은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는 실업팀 용인시청에서 뛰었다. 그 때 깨달았다. 자신이 삼성화재에서 선수들과 함께 운동하는 걸 더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김강녕은 2010년 팀에 복귀해 묵묵히 땀을 흘렸다. 그는 "(여)오현 선배가 팀을 떠난 뒤 (이)강주 선배가 왔지만 그렇다고 해서 '또 다시 백업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자신 있었다"고 얘기했다.
"강주 선배를 제치고 주전을 차지했다고 보진 않는다"고 한 그는 "팀 승리를 위해서 서로 같이 노력하는게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강녕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너무나 많다"며 "리베로의 제1임무는 서브 리시브라고 생각한다. 아직 리시브에서 보완할 점이 많다"고 했다. 그는 "후위에 있을 때 레오(쿠바)와 나 사이, 즉 가운데로 오는 서브는 내가 처리를 하는 게 맞다"면서 "그런데 오늘 경기에서 이 부분이 잘 안됐다. 내 탓이다. 그래서 리시브를 할 때 레오와 자리가 엉키는 경우가 발생했다"고 아쉬웠던 부분을 돌아봤다.
김강녕은 이날 현대캐피탈전에서 22개의 리시브를 시도해 12개를 팀 공격으로 연결했다. 리시브 정확도는 54.5%였다. 김강녕이 뛰어 넘어야 할 상대인 여오현은 이날 20개의 리시브를 받아 16차례 공격 연결에 성공했다. 정확도는 80%를 기록했다. 김강녕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더 열심히 노력해 최고 리베로 자리에 오르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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