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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연속 방출' 두산, 어떻게 봐야 하나


리빌딩 위해 고육지책…고액 연봉자 내보내 자금력 강화 측면도

[김형태기자] 2013년 겨울 두산 베어스는 스토브리그의 화제를 몰고 있는 팀 중 하나다. 안타까운 것은 긍정적이기 보다는 우려와 아쉬움이 수반되는 '이별'이 주 화두라는 점이다. 눈에 띌 만한 영입은 없는 반면 두산의 오늘을 일군 주요 고참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있다.

이종욱, 손시헌(이상 NC) 최준석(롯데)이 FA로, 임재철(LG) 김상현(KIA) 이혜천(NC)은 2차 드래프트로, 그리고 25일에는 2000년대 중반부터 두산 약진의 상징 중 하나였던 김선우가 방출이라는 형식으로 두산과 작별했다. '영원한 젊음의 팀'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으로 볼 수도 있지만 냉정하고 차갑다는 인상을 팬들에게 심어주고 있는 것도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두산은 왜 정든 베테랑들과 잇달아 이별을 해야만 했을까.

◆'젊은 선수단' 유지 고육지책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두산의 선택은 합리적일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가는 고참들 대신 젊은 선수 위주의 구단 운영은 어떤 리그에서든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한 번 세대교체에 실패할 경우 후유증이 수년간 지속된다는 건 야구단 운영의 기본 상식이다. 더구나 두산은 값비싼 FA들을 끌어들여 전력을 강화시킨 구단이 아니다. 어리고 젊은 선수들을 강하게 키운 뒤 피나는 주전 경쟁을 통해 선수단 전체의 승부욕과 기량을 업그레이드시켜온 구단이다.

이른바 '화수분'이라는 단어는 두산의 오늘을 상징하는 단어이지만 이 과정에서 나이 든 노장들의 조기 퇴진이라는 '희생'도 상당 부분 수반됐었다. 야구 선수의 전성기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라는 점에서 두산의 선택은 고육지책으로 여겨진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두산이라고 정든 선수들을 내치고 싶었겠나. 하지만 선수단 정리를 소흘히 하면 야구단은 정체되고 도태된다. 매정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매년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을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 격?

눈에 띄는 점은 유독 이번 겨울 고참들과 결별이 많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리빌딩'이라는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베테랑 7명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점은 분명 이례적이다. 더구나 이들 상당수는 후배들이 믿고 따르는 선수단의 '기둥'으로까지 여겨진 인물들이다. 두산도 그간 이들의 '헌신과 노력'을 강조하며 선수단 홍보에 활용해왔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두산의 리빌딩은 점진적이었다. 팀을 떠나 이적하는 경우, 옷을 벗고 은퇴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번 겨울처럼 대대적이고 어느 정도는 충격적인 선수단 개혁은 드물었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고액 연봉이 부담스러웠던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들 7명의 올 시즌 연봉 합계는 10억9천만원. 김상현을 제외한 6명이 모두 억대 연봉을 받았다. 두산이 이들을 모두 붙잡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액수가 필요했다. FA로 팀을 떠난 3인방의 향후 4년간 몸값 총액만 115억원이다. 두산 연간 운영비의 ⅓을 상회하는 액수다.

대외적인 환경이 여전히 어두운 상황에선 결국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고, 베테랑들을 줄줄이 내보낼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김선우와 결별한 25일에는 주력 계열사인 두산건설이 10대1로 감자를 결정했다. 물론 두 사건 사이의 상관관계는 희박하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이지만 타이밍이 묘하게 맞아떨어져 근거없는 억측도 낳고 있는 실정이다.

두산의 용인 괴담?

이번 겨울 두산을 떠난 선수들 중 상당수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거주해 또 하나의 화제가 되고 있다. 임재철, 김선우, 이혜천, 손시헌이 그들로, 한 동네에서 이웃사촌으로 지내던 고참들이 한꺼번에 두산 유니폼을 벗은 것이다. 중대형 아파트가 즐비한 수지는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교육환경과 생활 환경이 좋아 자녀를 둔 고참 선수들이 이곳에 주로 산다. 최근 NC에 입단한 박명환을 비롯해 넥센의 최고참 송지만도 수지에 집을 가지고 있다. 야구장이 위치한 잠실과 가깝다는 점도 두산의 '수지파' 4인방이 이곳을 선택한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번 겨울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팀을 떠나면서 "지리적으로 궁합이 맞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우스갯 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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