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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트만 59분에 110점…대한항공-러시앤캐시 '길었던 3세트'


역대 V리그 세트 최다 점수·시간 기록 모두 경신

[류한준기자] 러시앤캐시 아르페드 바로티(헝가리)가 시도한 후위공격이 대한항공 센터 진상헌의 손에 걸려 블로킹 점수가 났을 때 인천 계양체육관에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전광판에 기록된 양 팀 세트 점수 숫자는 56-54였다. 대한항공이 3세트 길고 길었던 듀스 접전 끝에 러시앤캐시를 제쳤다.

이날 두 팀이 기록한 3세트 점수는 2005년 한국 프로배구 출범 후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나온 한세트 최고 점수다. 두 팀이 3세트만 치르는데 소요된 시간은 1시간에 정확히 1분 모자란 59분이었다.

역대 남자부 한 세트 최고 점수는 지난 2007-08시즌 챔피언결정전 1차전(2008년 4월 10일)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3세트였다. 당시 스코어는 41-39였다. 세트 최장시간은 지난 시즌이던 1월 2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4세트로 당시 현대캐피탈이 듀스 접전 끝에 36-34로 이겼고 48분이 걸렸다. 여자부 한 세트 최다 점수는 2005-06시즌 KT&G(현 KGC 인삼공사)와 한국도로공사의 1세트였다. 42-40으로 KT&G가 도로공사를 꺾었다. 소요시간은 47분이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두 팀 감독과 선수들은 모두 진이 빠진 모습이었다. 러시앤캐시 김세진 감독은 "결과는 졌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부분은 정말 고맙다"며 "선수들이 고생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도 "풀세트를 치른 것과 같다"며 "전반적으로 세터 황동일이 오늘 보인 토스는 합격점을 주고 싶다"면서도 "그러나 3세트 20점 이후에 역시 불안해 하더라"고 얘기했다.

황동일은 24-24 상황부터 토스를 거의 마이클 산체스(쿠바)에 집중했다. 1, 2세트에서 10점에 그친 산체스는 3세트에서만 31점을 몰아 올리는 등 이날 41점을 기록했다. 김종민 감독은 "듀스에서 산체스에게 (토스가) 몰린 부분은 꼭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했다.

산체스는 "3세트가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며 "농구경기처럼 점수가 많이 나왔다. 팀에서 요구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3세트에서 더 집중력을 갖고 뛰었다"고 했다.

황동일은 "배구를 하면서 이런 점수는 처음 경험했다"며 "듀스가 계속됐지만 지지 않는다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또한 황동일은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며 "접전 상황에서 범실을 안해야 한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토스 실수가 나왔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는 물론 승자로 패자로 명암이 갈렸다. 그러나 계양체육관을 찾은 팬들은 이긴 대한항공이나 패한 러시앤캐시 선수들 모두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한편 현행 랠리포인트 제도가 적용된 1999년 이후 역대 배구경기 한 세트 최다 점수는 지난 2002년 1월 13일 이탈리아 세리아 A1 남자부 쿠에노와 시슬리 트레비소전에서 나온 54-52가 최다 기록으로 남아 있다. 대한한공과 러시앤시는 이 기록을 넘어섰다.

조이뉴스24 인천=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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