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송일수 감독 체제로 재탄생한 두산이 관리형 야구로 탈바꿈한다. 수비력을 강조하는 세밀한 야구를 위해서는 혹독한 훈련을 바탕으로 한 유기적인 팀플레이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송감독은 1일 다음달 중순부터 시작하는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에서 혹독한 훈련을 예고했다. 김동주를 예로 들면서 "몸부터 만들어야 한다. 1군 캠프는 훈련량이 무척 많아 컨디션 조절과 몸만들기에 적합하지 않으니 2군 캠프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주의 몸상태가 많이 떨어졌다는 얘기이지만 그만큼 1군 캠프가 고될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두산은 최근 2년간 '자율형 야구'를 표방했다. 지난해 초 김진욱 전 감독 체제의 스프링캠프에서는 훈련량과 강도를 선수 스스로 조절하게끔 맡겼다. 코치가 훈련이 더 필요하다고 하면 오히려 감독이 만류하기도 했다. 오랜 경쟁체제에 심신이 지친 선수들을 풀어주고자 하는 의도였다. 올해 캠프에서는 훈련시간이 대폭 늘긴 했지만 '자율형'이라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현장의 수장이 바뀌면서 구단의 기본 방침에도 변화를 맞게 됐다. 송 감독은 올 한 해 2군 감독을 맡으면서 선수단을 일사분란하게 통솔했다. 2군 선수들의 유니폼 스타킹을 한 명의 예외 없이 무릎 밑까지 치켜올리게 했다. 오재일과 이원석 등 머리에 염색을 한 선수들에게는 염색물을 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주장 홍성흔은 "송 감독님과 직접 야구를 해 본 적은 없지만 꽤 타이트하신 편이라고 들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송 감독은 "2군 선수들은 1군에 올라가고 싶다는 욕구가 있어야 한다. 2군에선 다소 빡빡하게 다룬 면이 없지 않지만 1군에선 팬서비스 측면도 있는 만큼 선수들의 개성을 존중할 것"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1군에선 매일매일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 느슨하지 않은, 두산 팬들이 좋아할 만한 허슬플레이를 선수들에게 주문하고 싶다"고도 했다. 일정 부분 1군 선수들의 기를 살릴 것이지만 경기 준비와 실전에 있어서는 선수단을 확실하게 장악해 한치의 오차도 없는 조직력을 만들겠다는 뜻이었다.
송 감독은 두산에서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정수빈과 김현수를 꼽았다. 그는 "정수빈은 발이 빠르고 주루능력이 무척 뛰어나다. 다만 선구안이 좋지 않은데, 이 부분은 향상될 여지가 있다"며 "김현수는 두말 할 필요 없는 좋은 타자"라고 칭찬했다. 송 감독은 "두산에서 3명을 빼고는 확실한 주전은 없다. 모두가 경쟁을 통해 살아남아야 할 것"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전지훈련을 벌써부터 예고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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